올 한해는 어느 때보다 ‘신앙의 교사’인 주교와 사제들이 신자들을 위해 펴낸 책들이 풍성했다. ‘한국 평신도 희년’이었던 만큼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위하는 ‘평신도 희년 필독서’들이 연중 출간됐다. 평신도들이 펴낸 책들도 알찼다. 수원가톨릭대와 분도출판사는 각각 세계 공의회 역사, 교부 문헌과 관련한 총서 발간을 시작했다.
신앙 성숙하게 해줄 주교들의 책
주교들은 성사ㆍ전례ㆍ신앙인 삶을 다룬 책을 두루 펴냈다. 손희송(서울대교구 총대리) 주교가 펴낸 「칠성사 믿음의 문을 열다」(생활성서사)는 ‘하느님의 7가지 사랑 처방전’인 칠성사의 의미와, 성사의 은총을 다시금 깨닫도록 이끌었다.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교회 가르침과 삶의 문제를 함께 풀어낸 「삶에 대한 이야기」(가톨릭비타꼰)를 펴내 인권ㆍ정치ㆍ사제 직무ㆍ교회 역할을 두루 전했고, 유경촌(서울대교구 보좌) 주교는 정미연(아기 예수의 데레사) 화백과 「사순, 날마다 새로워지는 선물」(가톨릭출판사)를 펴내 사순시기 의미를 깊이 풀어냈다.
「추기경 정진석」(가톨릭출판사)은 허영엽(서울대교구 홍보국장) 신부가 본지에 1년 여간 연재한 추기경의 삶과 신앙을 엮어 출간한 책으로, 추기경 생애 전반에 드리운 ‘하느님 사랑’을 엿보게 했다. 매년 책을 내온 정 추기경은 견진성사의 의미를 담은 「성숙한 신앙생활」(가톨릭출판사)도 펴냈다.
구순(九旬)에 이른 김창렬(전 제주교구장) 주교는 사제 생활 65년을 돌아보며 쓴 「못다 한 이야기」(가톨릭출판사)에 어디에서도 밝힌 적 없던 ‘주교의 고백’을 공개했고,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는 「용서 화해 그리고 평화의 길」(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에서 지금 한반도에 필요한 ‘평화를 향한 기도’와 ‘교회의 힘’을 역설했다.
올바른 신심 위해 펴낸 사제들의 ‘처방전’
사제들은 마음의 평화, 올바른 신심을 위한 ‘처방전’을 내놨다. 김효준(의정부교구 신앙교육원장) 신부는 「괜찮아, 네 사랑이 잠시 길을 잃었을 뿐이야」(생활성서사)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설파했고, ‘진짜 기도’를 모르는 이들을 위해 남승택(제주교구 중앙주교좌본당 주임) 신부가 쓴 「기도의 여정」(생활성서사)도 기도하는 법을 재미있게 알려줬다. 복음 안에 기쁘게 사는 법을 철학적으로 풀어낸 이제민(마산교구 명례성지 성역화 추진 담당) 신부의 「손 내미는 사랑」(생활성서사)도 독자들 마음을 끌었다.
평신도 희년 맞아 평신도들이 책 펴내
[[그림6]]
평신도들이 펴낸 책도 눈길을 끌었다. 서울대교구 가톨릭사진가회 회원들이 합심해 전국 공소 630곳을 직접 찾아가 촬영한 「한국 천주교회의 뿌리 공소」(가톨릭출판사)는 사라져가는 공소들을 재조명하는 뜻깊은 계기를 마련했다. 르네상스 미술사를 집대성한 조르조 바사리의 「르네상스 미술가 평전」(한길사)도 고종희(마리아, 한양여대 산업디자인과) 교수의 풍부한 해설에 힘입어 총 6권까지 발간된다. 신자 부부들이 순례하며 겪은 일화와 신심을 담아 각기 펴낸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 산티아고 데 까미노」(꿈꾸는 요셉), 「이스라엘 기행」(인디라이프)도 풍성함을 더했다.
분도출판사와 한국교부학연구회는 대중판 교부 문헌 총서인 「그리스도교 신앙 원천」 50권을 펴내는 출판 여정을 시작했고, 수원가톨릭대도 세계 공의회사 총서 1권 「니케아ㆍ콘스탄티노폴리스 공
의회」을 시작으로 공의회 가르침을 전할 서적을 계속 펴낸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