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 유년시절 다룬 영화‘저 산 너머’ 제작보고회
▲ 13일 서울 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영화 저 산 너머 제작보고회에서 최종태 (오른쪽에서 두 번째) 감독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
13일 서울 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영화 ‘저 산
너머’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김수환 추기경의 어린 시절 일화를 그린 영화로, 김
추기경 선종 10주년을 기념해 제작하는 작품이다. 다큐멘터리 형식이 아닌 드라마
형식으로 김 추기경의 유년기만을 다루는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의 원작은 고 정채봉(프란치스코) 작가의 동화
「바보 별님」. 정 작가가 김 추기경을 인터뷰한 후 3개월간 소년한국일보에 연재한
내용을 엮은 작품으로, 최근 김 추기경 선종 10주년을 맞아 개정판 「저 산 너머」로
출간됐다.
이날 보고회에는 영화 관계자를 비롯해 정 작가의
부인 김순희(클라라)씨와 소설가 김홍신(리노)씨가 참석했다. 김순희씨는 “책을
영화로도 제작하게 돼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추운 날씨에도 자리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부위원장 허영엽 신부와 명진
스님, 이해동 목사 등도 자리해 영화 제작을 격려했다. 허 신부는 이날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의 축사를 대신 전했다. 염 추기경은 “김수환 추기경님은 여전히 우리 마음속에
함께 계시다고 생각한다”며 “개정판 책을 통해 평범한 인간 김수환을 엿볼 수 있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이어 “김 추기경님과 정채봉 선생님이 영화 제작 소식을 듣고
하늘나라에서 함께 기뻐하시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영화 각본과 연출은 ‘플라이 대디’(2006)와 ‘해로’(2012)를
연출한 최종태(베드로) 감독이 맡았다. 시나리오 초고를 쓴 지 7년 만에 메가폰을
잡게 된 최 감독은 “영화 제작 준비를 하면서 ‘이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고백했다. 이어 “천사 같은 분들이 도와주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이 영화가 정말 많은 사람과 함께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지고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어린 김수환의 어머니 역은 배우 이항나씨가 맡게
됐다. 이씨는 “작년 연말 명동대성당에 들러 가족과 기도했는데 그 다음 날 출연
제의를 받아 놀랐다”며 “평소 존경했던 분이기에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영화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어린 김수환 역을 맡을
배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최 감독은 “2월 말 서울과 지방에서 공개 오디션을
열고 아역을 선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내년 2월 개봉을 목표로 4월부터
촬영을 시작한다.
백슬기 기자 jdarc@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