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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사탄 발전사, 한 권에 집약

사탄, 악마가 된 고발자/ 송혜경 지음 / 한님성서연구소 /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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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탄은 왜 생겼을까? 악마는 대체 어떤 존재인가? 선(善)을 알기 위해선 악(惡)의 개념도 알아야 한다.

한님성서연구소 수석연구원 송혜경(비아) 고대 근동학 박사가 성경 속 사탄 발전사를 연구한 산물을 책 한 권에 집약했다.

고발자, 기소자를 뜻하는 히브리어 ‘사탄’은 본래 선악 개념과는 무관했다. 이는 히브리어 구약성경에도 나타난다. 이스라엘 백성을 저주해달라는 모압 임금의 청을 수락하고 여행길에 오른 이방인 예언자 발라암의 앞길을 막은 것은 주님이 보낸 사탄이었다. 하느님은 욥기에서 ‘사탄’에게 욥이 얼마나 올곧은 사람인지 시험하도록 허락한다. 두 경우, 사탄은 주님의 임무를 수행하는 고발자요, 천사다.

구약 외경을 거쳐 신약에 이르면, 사탄에 ‘악마’의 개념이 깃든다. 고발자 역할을 하는 천사에서 인간을 유혹하는 악의 수장으로 개념이 진화한 것이다. 이는 이스라엘 민족의 믿음과 역사와도 연관된다.

히브리어 성경에서 악마 개념이 발달하지 않은 것은 좋든 나쁘든 모든 세상일이 하느님 뜻에 따라 이뤄진다는 유일신 사상에 근거한다. 그러나 이스라엘인들은 왕국의 멸망과 바빌론 유배라는 연이은 극한의 고통을 겪으면서 악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된 것이다.

악마라는 존재로 인해 세상 죄악과 온갖 고통이 생겨나게 됐다는 ‘악신 개념’은 제2성전기 후반의 유다교 문학, 즉 구약 외경과 쿰란 문헌들에도 속속 나타나기 시작한다. 구약 외경 가운데 하나인 「에녹 1서」는 천사들 가운데 일부가 세상에 내려와 타락하면서 하느님 뜻을 어겼고, 이들이 일으킨 천상계 균열로 인해 지상에 악을 가져왔음을 최초로 밝힌다.

저자는 신약의 복음서가 전하고 있는 예수님과 사탄의 관계를 면밀히 들여다본다. 예수님이 사탄과 어떻게 대립했는지, 복음서별로 사탄을 묘사하는 데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나아가 바오로 서간과 이어지는 신약 성경 속 사탄 개념의 발전사를 깊이 파헤치고 있다.

악은 현대사회에도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결국, 저자는 모든 세상 악과 두려움을 물리칠 유일한 방법은 ‘완전한 사랑’, ‘하느님의 빛’임을 분명히 확인시켜주고 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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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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