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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94) 파티마의 기적

인간의 고통에 공감하시는 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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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동생과 함께 처음으로 성당에서 본 것이 파티마 성모님에 관한 영화다. 세계 평화를 위해 묵주기도를 하라는 성모님의 부탁을 기억하며 푸른 군대에 가입했는데 묵주기도를 매일 바친다는 것이 고등학생이었던 내겐 꽤 큰 과제였다. 하지만 바로 오늘의 나로 살게 한 은총이었음을 안다.

파티마의 발현을 다룬 영화들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서로 다른 4편의 영화를 보았다. 이 영화가 기존의 영화와 다른 점은 무엇이고, 이 시기에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기억 속의 다른 영화들은 발현 사건을 목격한 세 어린 목동의 태도와 교회, 정부의 대처에 대해 비중 있게 다루었다. 특히 성모님의 발현이 거짓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거짓을 만든 죄로 기름에 튀기겠다는 정부 관료의 말에 한숨을 쉬며 받아들이는 세 아이의 모습이 큰 감동으로 다가왔었다.

이 영화는 포르투갈의 당시 실제 상황을 다루며 인간의 고통에 깊이 공감하며 관여하시는 성모님을 보게 한다.

전쟁으로 인해 죽어가는 사람들, 그들의 죽음을 전달받는 가족, 특히 어머니들의 울부짖음과 지옥 같은 상황에서 엄청나게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어머니 입장에서 천국에만 계실 수 없었던, 성모님이 발현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잘 드러난다.

그래서일까. 그동안 발현 영상에서 나오는 성모님의 모습은 늘 아스라이 실루엣이나 음성으로 대치되었는데 이곳에서는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성모님은 인간의 모든 아픔과 기쁨을 잘 아시는 분으로, 사랑과 평화로 우리를 하느님께로 인도하고 싶어 하시는 어머니로 표현된다. 예수님을 통해 모든 계시가 드러났는데 왜 성모님이 자주 역사 속에 등장하시는지 묻던 지식인들의 의문에 답이 보였다. 우리의 어머니는 인간이 겪는 고통을 두고 보실 수만은 없으신 거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당시 세 명 중 제일 컸던 10살의 루치아가 노년의 수녀님이 되어 당시의 사건을 인터뷰하는 대목이다. 왜 성모님이 그 어려운 일을 어린 목동들에게 보여주고 희생을 요구하셨는지 묻는 질문에 “이해가 안 가는 순간이 있었지만… 믿음은 이해의 끝에서 시작되는 법이에요”라며 “저는 증언을 할 수 있을 뿐 모든 것에 답을 드리진 못해요”라고 단순하게 표현한다. 참 맑은 표현이다. 할리우드의 이름난 배우들이 튀지 않게 자기 역을 하는 것도 좋다.

아이들을 바라보던 자상한 성모님의 얼굴이 떠오른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곁에 우리보다 더 큰 인내와 사랑으로 함께 걷고 계시는 성모님을 기억할 수 있게 하는 위로의 영화다.

12월 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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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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