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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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만화를 보며 ‘씨익’ 웃었으면 좋겠어요”

교회 안팎에서 활동 중인 만화가 김준희씨일상 속 영감·성실함이 장수 연재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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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가 김준희 작가와 반려견 콩자.



매일 만화라는 무대에 서는 사람. 모자와 장난감, 홍차와 빵을 소품 삼아 강아지, 고양이와 함께 무대를 빛내는 사람. 만화 그리는 사람 김준희(효주 아녜스, 53, 서울 돈암동본당)씨다.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김준희 작가의 작업실을 찾았다. 벨을 누르니 김 작가의 반려견 콩자가 가장 먼저 반긴다. 문이 열리고 펼쳐진 풍경은 과연 ‘만화가’의 집답다. 피규어와 장난감, 모형 자동차가 현관을 시작으로 집안 곳곳에 가득하다. 마치 만화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다. 수많은 찻잔세트와 찻주전자들도 눈에 띈다. 홍차를 좋아하는 김 작가의 취향이 그대로 묻어난다. 사연 없는 물건은 없다. 모두 김 작가의 추억이 머물고 있다. 때로는 만화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이곳의 이름은 ‘오늘도’이다. 김 작가가 ‘오늘도’라는 제목으로 연재해서이기도 하지만 그가 오늘을 사는 공간인 이유도 있다. “만화가는 이렇게 살아도 돼요.” 만화가는 만화가다워야 한다는 김 작가의 생각이다. 그러고 보니 양 갈래 머리를 한 김 작가의 모습에서 말괄량이 삐삐가 보인다.

김 작가는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다. 부모님의 뜻에 따라 학업에 전념했지만 그림에 대한 꿈을 포기할 수 없어 대학교에 들어간 뒤 마음이 시키는 대로 그림에 대한 꿈을 펼쳤다. 김 작가의 부모님도 그가 공모전에서 입선한 것을 보고 딸의 꿈을 응원했다.

1997년 시사 주간지 일요서울 만평. 김 작가가 만화가로서 첫발을 내디딘 곳이다. 그 후 1998년 웅진출판사에 첫 연재를 시작하며 지금까지 만화가의 길을 걸어왔다. 김 작가가 지금까지 쓴 책은 30여 권. 그는 주로 만화에 교육적인 내용을 더했다. 순수 만화책은 거의 없다. 서울대교구와 의정부교구, 인천교구에도 연재하고 있다.

이력 또한 만화가답게 개성이 넘친다.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했고 먹는 걸 좋아해 이탈리안 레스토랑도 7년간 운영했다. 친한 신부님의 요청으로 전공을 살려 공부방에서 봉사했고 연봉 3만 원을 받고 의정부교구 청소년 대안학교인 도담학교 교장도 했다. 앞으로는 자신의 애장품들로 박물관을 만들려고 한다. 이름은 잡다박물관이라고 정했다.

김 작가는 주로 일상에서 영감을 얻는다. 길을 걷다가도 사물을 보다가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사진을 찍어뒀다가 만화로 그려낸다. 일상의 모든 것이 만화가 된다. 그의 만화는 곧 일상이고 그의 일상은 곧 만화다. 김 작가가 만화를 그릴 때 반드시 지키는 것은 마감 시간이다. 지금까지 마감 시간을 어긴 적은 없다. 웬만하면 마감 하루 전날 원고를 보낸다. 그는 “장수 연재의 비밀은 철저하게 마감 시간을 지키는 것”이라고 했다. 21일 김 작가를 만나서 22일까지 만화 두 컷을 부탁했는데 21일 밤 10시 김 작가로부터 문자메시지가 왔다. “만화 보냈습니다~.”

김 작가의 만화를 보면 귀엽고 예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리고 착하고 성실하다. 교회와 관련된 만화를 많이 그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는 이 틀을 깨보려 한다. 그는 “제약 없이 자유롭게 만화를 그려보고 싶다”며 “이제는 진짜 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귀엽고 예쁘고 착한 포장지를 찢고 진짜 만화가 김준희를 말이다.

“거칠고 자유롭게 망가지고 웃기는 그런 만화라도 사람들이 보고 ‘씨익’ 웃을 수 있는 만화를 그리고 싶어요. 그리고 제 만화를 보는 분들이 그 안에 따뜻한 마음을 얻어가셨으면 좋겠어요. 망가지는 거 보면서도 위안이 될 수 있잖아요?”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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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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