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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이와 함께한 의사의 첫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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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날 누구에게 고마웠다

말할사람 있을까?

곽병은 지음 / 스토리한마당



“봉사자 곽병은 / 원장에서 다 내려왔다 원했던 곳으로 / 이 명찰을 평생 지녀야 하겠다”(곽병은 시 ‘중앙동 세림사’ 중)

평생 의사이자, 이웃을 위한 봉사자로 살아온 곽병은(안토니오, 68) 밝음의원 원장이 쓴 일기시집. 1989년 같은 의사인 아내와 함께 ‘부부의원’을 열며 함께 마음먹은 ‘의료봉사의 삶’은 바로 2년 뒤부터 시작됐다. 1991년 원주 흥업군 갈거리 마을에 어르신, 장애인, 노숙인이 함께 지내는 가정 공동체 ‘갈거리사랑촌’을 세운 것이 시작이었다. 곽 원장은 이후 1997년 원주 최초의 무료급식소 ‘십시일반’을, 또 연이어 원주노숙인센터와 봉산동 할머니의 집, 갈거리협동조합 설립 등 열거하기 힘든 나눔의 일을 30년 넘게 해왔다.

소유보다는 존재를, 돈보다는 사람을, 그리고 무관심보다는 사랑으로 평생 ‘의료인 봉사자’, ‘원주의 슈바이처’로 살아온 그가 봉사하는 삶 속에 틈틈이 썼던 30년 사랑의 시 작품들이다.

그가 일기처럼 적은 시들은 하느님이 지으신 자연 예찬을 넘어 가족 사랑, 그리고 봉사와 여러 인연들로 가득 메워져 있다. 원주천 일대, 봉산동 우물시장 냇가, 학성동 뚝방길이 모두 인간은 그려낼 수 없는 아름다운 화폭이다. 오랫동안 갈거리에서 함께 지내온 루카 아저씨의 선종, 치료할 것도 없는데 일부러 찾아와 곽 원장에게 옥수수 하나 건네러 온 94세 어르신, 그리고 30년 동안 “오빠”, “동생” 하며 지내온 뇌성마비 중증장애인 기숙씨의 따뜻한 한 마디까지. 그는 갈거리만 사랑 마을로 만들어온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사랑의 공동체로 가꿔온 곽 원장의 삶이 드러난 작품들이 이어진다.

2016년 그는 오랫동안 가꿔온 ‘갈거리사랑촌’의 모든 운영과 자산을 원주가톨릭사회복지회에 봉헌한 뒤, 지금은 갈거리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과 원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밝음의원 원장으로 운영만 도우며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의대생이 될 때 “어려운 이들을 돕는 의사가 되겠다”고 했던 그의 봉사정신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기에 그도 ‘봉사자 곽병은’이란 이름표를 더욱 마음에 들어 하는지도 모른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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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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