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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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한국 역사와 함께한 여성 수도자들의 헌신의 기록

하느님 나라를 일구는 여인들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사도직 변천사 집필팀 지음 / 분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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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장상연, 수도생활 연구 자료수집

먼저 출간된 자료집 기초로 결실

한국 여성 수도자 활동 체계적 조명

13개 사도직 중심, 130여년 변천사





한국의 여자 수도자들은 격동의 근현대사 흐름 속에서 본당, 사회복지, 의료, 교육 등 다방면에 걸쳐 빛과 소금 역할을 해왔다. 각자 다른 수도회에 몸담은 13명의 수녀가 한국 여자 수도자들의 사도직 활동을 체계적으로 조명한 책을 발간했다.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한 여성 수도자들의 130여 년 봉헌의 기록이자, 사도직 변천사다. 약자들에게 환대와 우정의 손을 내밀어 온 헌신의 역사다.

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수도생활연구팀은 2015년 축성생활의 해를 맞아 수도생활 연구를 시작했고, 2019년 9월 각 활동 수도회의 자료를 통합해 자료집 「한국 천주교 여자 수도회 사도직 변천사」를 집필했다. 이 책은 먼저 출간된 자료집을 기초로 삼은 결실이다.

전국에서 모인 집필자들은 지난 1년 반 동안 10여 차례 회의와 워크숍을 통해 머리를 맞댔다. 사도직 활동은 본당ㆍ사회복지ㆍ의료ㆍ교육 분야를 비롯해 성지(순교자 현양)ㆍ성서ㆍ영성ㆍ청소년ㆍ미디어ㆍ여성ㆍ농촌(군ㆍ경찰ㆍ교정) 사도직, 정의ㆍ평화ㆍ창조질서보전과 해외 선교 및 그리스도교 일치와 종교 간 대화까지 13개 분야로 구성했다.

본당 사도직의 역사는 1888년 제7대 조선교구장 블랑 주교의 초청으로 한국에 들어온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로부터 시작됐다. 이들은 사도직 활동으로 명동보육원에서 고아들을 돌보는 일로 시작했지만, 1899년 인천 답동성당에 파견돼 본당 사목에 협조하면서 첫 본당 사도직 활동을 벌였다. 당시의 본당 사도직은 지금의 본당 사도직과 달리 학교, 의료, 복지를 포괄했다.

다양한 사도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기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로 활동 수도자에 대한 제한이 줄고 영적 쇄신과 토착화 운동이 일어났다. 1965년부터 미사와 성무일도가 한국어로 가능해지면서 신심 운동 단체들이 활기를 띠었고 본당의 전교 수녀들이 중요한 몫을 맡게 됐다. 교회는 성지개발과 성경공부, 영성 사도직에 힘쓰면서 각 수도회들은 본당 사도직을 수행하는 전교수녀를 본격적으로 파견하기 시작했다.

의료 사도직은 해방 이후 분단과 6·25를 치르며 자선 의료에서 구호 의료로 탈바꿈했다. 1960년대 도시 빈민들과 취약 계층에 대한 의료 활동이 활발해졌다. 1970년대 말까지 한국에는 38개 수녀회가 생겼는데 이 중 24개 수녀회에서 의료 활동에 동참할 만큼 의료 사도직은 활기를 띠었으나, 1977년 전 국민 건강보험제도가 도입되면서 수녀회의 자선 의료 활동은 급격히 축소되기에 이른다.

1984년 한국 천주교 200주년 기념대회와 103위 순교자 시성식, 1989년 세계성체대회로 한국 교회는 민주화운동과 함께 교세 확장에 불을 지피게 된다. 수녀들은 예비신자 교리와 상담 등을 도맡으며 한국 교회 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 또한 수도자들은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힘겨워하는 위기의 청소년들에게도 도움의 손길을 뻗었다. 공동생활가정, 지역아동센터 등을 통해 위기 청소년과 탈북 청소년들을 도운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공헌이다. 여성 수도자들은 인간 삶의 현실과 신앙의 영역을 연결된 차원으로 이해하고 노동, 인권, 환경ㆍ생태, 평화 문제에도 연대하고 있다.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회장 조성옥(에노스) 수녀는 축사에서 “여자 수도자들의 다양한 사도직의 역사는 격동의 한국 근현대사 안에서 시대의 징표에 깨어 있으면서 세상과 교회의 필요와 부르심에 응답한 축성생활자들의 봉헌의 기록”이면서 “수도회의 은사(카리스마)를 재해석하며 ‘창조적 충실성’으로 사명을 이어 온 도전과 적응의 여정”이라고 평가했다.

집필팀은 발간사에서 “한국의 여자 수도자들은 사회와 교회 안에서 그들의 직무와 활동과 현존을 통해 하느님 나라를 이 땅에 구현하고자 온 생애에 걸쳐 헌신했다”면서 “이 책은 여자 수도자들의 활동이 하나의 흐름 안에서 매끄럽게 읽히기보다는 햇빛에 반사된 모자이크처럼 여러 가지 빛깔의 색들이 흩어지는 듯 모이는 듯 다양하게 비춰질 것 같다”고 밝혔다.

집필진으로는 강석임(예수의 꽃동네 자매회)ㆍ김경희(성 바오로딸 수도회)ㆍ김성민(살레시오 수녀회)ㆍ김인진(성가소비녀회) 등 13명의 수녀들과 오세일(예수회) 신부와 윤택림(한국구술사연구소) 소장이 자문위원으로 함께했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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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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