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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최고의 성서학자가 풀어내는 죽음과 사후 세계

현대 신앙인을 위한 종말론 강의 죽음은 ‘장소’가 아닌 하느님과의 만남 죽음을 하느님 심판으로 다루는 해석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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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부활 영원한 생명 바로 알기

게르하르트 로핑크 지음

김혁태 옮김

생활성서



인간이 죽으면 죽는 것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일까. 아니면 죽음 이후에 새로운 세계가 펼쳐질 것일까.

게르하르트 로핑크(독일 림부르크교구) 신부는 죽음의 문제가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식의 양자택일 질문으로는 답을 구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죽음과 관련한 수많은 질문을 펼쳐 보이며 죽음, 부활, 연옥, 지옥, 천국, 영원한 생명 등에 관한 답을 찾아 나간다.

1934년생으로 구순(九旬)을 앞둔 세계적 성서학자가 풀어내는 ‘현대인을 위한 종말론 강의’이기도 하다. 구약과 신약 성경에서 드러나는 죽음의 모습을 설명하면서 그리스도교는 물론 다양한 종교와 문화, 역사 안에서 다뤄지는 죽음에 관한 사유도 놓치지 않았다.

저자는 죽음을 하느님과의 ‘만남’으로 풀어나간다. “죽음의 핵심은 살아 계신 하느님과의 만남 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고 단언한다. 물론 우리는 살아 있을 때도 자주 하느님을 만난다. 기도 중에도, 어려운 이들을 도와 봉사하는 가운데서도 만난다. 저자는 죽음으로 만나는 하느님은 “결정적이고 영원하다”며 차이를 둔다. 죽음 이전에 만나는 하느님은 알 수 없는 분으로 머무르시지만, 죽음에서 하느님은 당신 얼굴을 드러내신다.

로핑크 신부는 잘잘못을 따지고 심판하는 하느님으로 만나는 죽음의 해석을 경계한다. 죽음에서 심판은 하느님이 내리시는 판결이 아니라 모든 것이 전부 드러나는 사건이다. 그는 “나 때문에 희생된 이들을 심판에서 만나게 되면, 내가 그들에게 가했던 모든 고통을 나 역시 그때 비로소 겪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더불어 “모든 것을 관통하는 하느님의 진리 앞에서 그렇게 다 밝혀지는 것은 분명 참으로 온전히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이라고 했다.

로핑크 신부는 천국, 지옥, 연옥을 시공간의 개념으로 이해하는 데서도 벗어났다. 그는 “죽음을 통해 당도하는 곳은 더이상 어떤 ‘장소’가 아니다”며 “당도하는 유일한 곳은 하느님 자체이고 더 정확히 말하면 하느님과의 만남”이라며 다시금 만남을 강조했다. 그렇기에 연옥은 하느님 은총으로 죽음에서 죄가 정화되는 사건이며, 지옥은 오로지 자기 자신에게만 의미를 두며 자기 자신만 생각하고 만족하는 상태다.

로핑크 신부가 말하는 하느님과의 만남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뤄진다. “예수님은 우리 역사 안에 새겨진 하느님의 자기 증여의 결정적 장소”이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가 영원 속에서 하느님을 만나는 것은 인간이 되신 분 안에서 만나는 것과 결코 다르지 않다”고 했다. 하느님 안에서 삶과 죽음은 하나로 연결된다. 하느님과의 만남인 죽음은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사는 삶이기도 하다.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살 때 삶의 그 무엇도 헛되지 않다. …죽음은 바로 최종적으로 생명에 이르는 것, 자신의 온 삶을 얻는 것을 의미한다. 이 의미대로 그렇게 그리스도교적으로 죽을 수 있다면, 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렇게 살고 죽은 한 그리스도인을 그의 임종에서 동반할 수 있다면,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356쪽)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오늘날 세상을 오도하는 그릇된 종교에는 그릇된 종말론이 자리하고 있다”면서 “올바른 종말론 연구가 더욱 절실해진 이 시대에 이 책의 출판이 더욱 반갑고, 자신이 믿는 바를 올바로 이해하고 싶은 오늘의 신앙인에게 일독을 권한다”며 책을 추천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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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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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1장 6절
지혜는 다정한 영, 그러나 하느님을 모독하는 자는 그 말에 책임을 지게 한다. 하느님께서 그의 속생각을 다 아시고 그의 마음을 샅샅이 들여다보시며 그의 말을 다 듣고 계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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