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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화가’ 김인중 신부, 국내 활동 본격 시작

충남 청양 ‘빛섬아트갤러리’ 15일 문 열어, 작품 600여 점 상설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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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중 신부는 바쁜 일정에도 숨 쉬듯 기도와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빛섬 프로젝트’를 통해 상설 전시될 김인중 신부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


50년간 프랑스에서 수도 생활과 작품 활동을 해 온 빛의 화가, 스테인드글라스의 거장 김인중(베드로, 프랑스 도미니코수도회) 신부가 본격적인 국내 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8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산업디자인학과 초빙 석학교수로 임명됐는가 하면 15일에는 그의 작품 600여 점이 상설 전시되는 빛섬아트갤러리가 문을 연다.

“스물아홉 살에 한국을 떠났는데, 계속 실패와 사기, 인정받지 못하는 삶의 연속이었어요. 덕분에 지금이 있는 게 아닐까. 나에게 상처 준 사람들을 정말로 고맙게 생각해요.”

1940년생으로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한 김 신부는 스위스 프리부르대와 파리 가톨릭대에서 수학한 뒤 1974년 프랑스 도미니코수도회에 입회했다.

“종신서원할 때 ‘그림을 계속 하려면 나가고, 사제로 남고 싶으면 그림을 포기하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다행히 영성이 높은 한 신부님이 수도원장에게 허락을 받아줬죠. 중세는 수도원 문화였고, 지금 교회에 중세문화를 연결해 갈 수 있는 사람은 드물잖아요. 예술 작품은 작가를 표출하는 거니까 내 그림을 통해서 항상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면모를 드러내고 싶었어요.”

그렇게 사제와 예술가의 길을 함께 걸어온 김 신부는 지금까지 200여 회의 전시회를 열었고, 유럽 50여 개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제작했다. 카이스트 중앙도서관인 학술문화관의 천창에도 그가 작업한 53개의 스테인드글라스가 내년 3월까지 들어설 예정이다.

“따로 테마를 정하지는 않아요. 지금껏 작품에 제목을 단 적도 없고. 그냥 자유롭게 작업해요. 다만 도서관은 이미 구조가 잡혀 있으니까 거기에 맞게 작업해야겠죠. 학생들 얼굴이 다 다르지만 각자 다른 것이 하나를 이루는, 교회의 구성원처럼, 전체적으로 그런 모습이 되지 않을까. 이런 작업과 여러 특강을 통해 과학도들의 영적인 메마름을 치유하는 역할도 해야겠죠.”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에 ‘빛’을 나누기 위한 ‘빛섬상생프로젝트’도 첫 번째 결실을 보게 됐다. 15일 충남 청양군에서 문을 여는 빛섬아트갤러리에 김 신부가 작업한 600여 점이 상설 전시된다. 김 신부 작품의 의미를 전하면서 문화예술 콘텐츠로 지역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곳에 ‘빛섬미술관’ 건립하는 프로젝트를 이어갈 예정이다.

“예수님이 ‘너희는 이 땅의 빛이다, 소금이다’라고 하셨는데, 작품의 아름다움을 보고 자연적으로 본질적으로 돌아오게 하는 거죠. 이 일이 잘돼서 어려운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노인 신부가 어떻게 혼자 다 하나 싶지만, 무언가 해야 한다면 함께 도울 분들이 모여요. 나는 의도된 선전을 조심합니다. 내가 옷 입었다고 수도자는 아니듯이 이런 활동이 내 홍보가 아니라, 간접적으로 하나의 증언이 되고 위안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신앙인에게 ‘빛’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단어. 김인중 신부에게 붙는 ‘빛의 화가’라는 수식어는 그래서 의미를 더한다.

“그런데 한 번도 스스로 ‘빛의 작가’라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빛을 찾는 작가’가 맞겠죠. 아직도 멀었고, 광맥처럼 찾으면 찾을수록 맛이 나니까. 빛은 가둘 수가 없잖아요.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제자들처럼 예수님이 정해주신 거예요. 그저 숨 쉬듯이 그분 생활을 따라가는 겁니다.”

오랜만에 모교에서 동문 세미나에 이어 인터뷰, 미사 집전 및 강연까지 소화해야 하는 김 신부는 피곤한 하루지만 그래도 숙소에 돌아가면 최소 한 점은 작업할 것이라고 말한다. 내일 아침에 놀랄 수 있도록 하느님이 도와주실 거라고.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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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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