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회 가톨릭 에코포럼, 생태신학자 오하라 교수 발제
데니스 오하라 교수는 “「찬미받으소서」 반포 직후 환경문제에 대한 전 세계의 대중적 관심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강당을 꽉 채울 정도의 많은 참석자들이 오하라 교수의 강의를 듣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환경’ 회칙이자 ‘사회’ 회칙인 「찬미받으소서」(Laudato Si’)를 반포한 지도 8년이 됐다. 지금도 과연 이 회칙에 담긴 가르침은 유효할까.
세계적인 생태신학자인 데니스 오하라(캐나다 토론토대학교) 명예교수는 “그 중요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지고 있다”고 역설했다. ‘가톨릭 생태사상의 선구자’ 토마스 베리(1914~2009) 신부의 제자인 그는 4월 26일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위원장 이재돈 신부)가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개최한 제44회 가톨릭 에코포럼 발제자로 나섰다.
오하라 교수는 “학자가 아니라 일반인을 위해 풍성한 내용을 쉽게 풀어낸 회칙은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줬다”며 “기후위기 시대, 미래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지적인 틀’을 제공해줬다”고 평가했다. 「찬미받으소서」가 ‘통합생태론’을 제시해 인간이 다른 피조물을 바라보는 시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는 것이다.
오하라 교수는 “이제 우리는 피조물이 인간과 분리된 존재가 아니고, 인간에게 유용해서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그 이유 자체만으로 가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안다”며 “인간과 인간, 인간과 피조물, 그리고 인간과 하느님과의 친교를 위해 잘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찬미받으소서」는 반포 당시 과학계에서도 많은 호응을 얻었으며, 수십 년에 걸쳐 줄어들던 환경에 대한 선진국의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오하라 교수는 또 “중요한 것은 신자와 비신자 모두 「찬미받으소서」에 관심을 갖고, 수많은 사람이 공부하고 적용하려 노력한다는 사실”이라며 “회칙이 생태 교육과 영성 분야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칙의 영향력은 전 세계로 뻗어 나갔다”며 “이는 교황청에 의한 상의하달식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풀뿌리 평신도와 가톨릭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지구촌의 많은 단체와 신자들은 2015년 발족한 ‘찬미받으소서 운동’에 참여해 지구의 울부짖음과 가난한 이들의 부르짖음에 응답하기 위해 기도하고 협력하고 있다. 보편 교회는 2020년부터 매년 5월 ‘찬미받으소서 주간’을 보낸 데 이어, 2021년 5월부터는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에 돌입했다. 이를 두고 오하라 교수는 “긍정적 행동과 점진적 회심을 확립하는 데 회칙이 이바지했다”고 말했다.
오하라 교수는 “우리는 부활의 사람들로 어려움을 알되 절망이 아닌 희망을 선택하고, 신앙과 전례, 공동체와 교육자로부터 자양분을 얻는다”며 “살아계신 예수님께서 영원히 우리와 함께하심을 믿고 「찬미받으소서」 정신을 실천해나가자”고 당부했다.
이날 포럼에는 참석자 150명이 강당을 가득 채웠다. 오하라 교수의 강연은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