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교구는 17일 5·18 기념성당인 광주 남동성당에서 교구장 옥현진 대주교 주례로 ‘5·18 민주화운동 43주년 기념 미사’를 봉헌했다.
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주관해 ‘대동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나눔과 연대’를 주제로 봉헌된 이날 미사에는 사제와 수도자, 신학생, 신자 등 400여 명이 참여해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되새기고, 오월 영령들의 희생을 기억하며, 그들을 위해 기도했다.
옥 대주교는 미사 강론을 통해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던 ‘5월의 사제’ 김성용 신부를 기억하면서 “생생하게 역사의 증인이 되신 김성용 신부님은 오늘도 시대의 증인으로 꿋꿋하게 서 계신다”며 “시대의 아픔을 짊어진 이 땅의 젊은이들을 변호해 주시고 한몸이 돼주신 신부님께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옥 대주교는 김성용 신부가 1980년 10월 23일 군법 최후 진술에서 ‘자신이 한 이야기나 심판관들이 한 이야기도 역사에 남게 된다’는 말을 인용하며 “재판관들은 역사의 오점을 남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옥 대주교는 조비오 신부로 잘 알려진 조철현 몬시뇰의 5·18 당시 헬기 사격 증언을 언급하며 지금도 이어지는 5·18을 향한 왜곡된 시선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옥 대주교는 “1980년 5월 이후 광주 시민들은 왜곡된 정보에 끊임없이 상처받았다”며 “그 가운데 신앙인들은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라는 요한 복음 8장 32절 말씀을 붙잡고 지금까지 견뎌왔다”고 전했다.
옥 대주교는 전두환씨 일가 중 처음으로 광주를 방문해 5·18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사과한 전우원씨에 대해선 “광주시민 학살을 명령했던 책임자가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없이 세상을 떠났지만, 손자가 와서 사과한 것은 다행으로 여긴다”며 오월의 정신을 잊지 말 것을 다시금 당부했다.
미사에 참여한 박경애(마리아, 남동본당)씨는 “5·18을 겪었던 세대로, 그날만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고 죄스럽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5·18에 대한 왜곡이 이어지고 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이날 미사 참여자들은 이날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과 작년 11월 발생한 핼러윈 사고와 관련한 ‘10·29 참사 특별법 제정’도 함께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