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3주기를 맞은 ‘고아들의 아버지’ 오기선(1907~1990) 신부를 추모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오기선요셉장학회(회장 김정수 신부)는 7월 29일 오 신부가 안장된 서울대교구 천주교 용인공원묘원 성직자 묘역을 찾아 참배했다. 또 묘원 내 김수환 추기경 기념 경당에서 33주기 추모 미사를 봉헌했다.
초대 장학회장 황인국 몬시뇰(1936~2021) 2주기 추모도 겸한 이번 미사는 장학회 신임 고문 오태순(서울대교구 원로사목자) 신부가 주례했다. 황 몬시뇰과 함께 장학회 설립 주축인 회장 김정수(대전교구 원로사목자) 신부와 부회장 오웅진(예수의 꽃동네 형제회·자매회 설립자) 신부 등 사제단이 공동집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장학회 서울과 대전ㆍ천안지부 회원 등 580명이 참여해 오 신부와 황 몬시뇰의 영원한 안식을 기도했다.
오태순 신부는 이날 미사 강론에서 오기선 신부의 업적을 소개하며 “최초 한국인 주교(전 서울대교구장 노기남 대주교)의 탄생에 공헌하고, 18년 동안 3000명 고아를 아무 흠집 없이 잘 키워서 그들의 대부가 돼주셨다”고 말했다. 또 오기선 신부의 장례 미사 당시 고 김수환 추기경의 추도사를 인용하며 “오 신부는 ‘한국 교회의 큰 별이자 거목’이었다”고 표현했다.
아울러 “오기선 신부님은 중국에 김대건 신부와 이승훈 동상을 세우는 것을 공산 당국과 협의하고 지쳐 휠체어를 타고 귀국, 17일 만에 선종하셨다”며 “과로와 병으로 길에서 돌아가신 최양업 신부님처럼 신앙선조를 모시다 돌아가신 셈이니 장학회에서 현양을 위해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오기선요셉장학회는 오기선 신부 선종 15주년인 2005년 설립, 2년 뒤부터 줄곧 처지가 어려운 국내외 고아와 소년소녀가장에게 장학금을 지급해왔다. 아울러 우간다 꽃동네에도 장학금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까지 지급된 장학금은 모두 3억 3353만 1241원이다. 또 장학회는 해마다 용인묘원에서 오 신부 추모 미사를 봉헌하는데, 매번 전국에서 500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