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교구 정평위·남녀 수도회 등으로 구성된 위안부 합의 무효 위한 천주교 전국행동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14일 제11차 세계 위안부 기림일 겸 월요시국기도회 폐막 미사에서 신자들에게 강복하고 있다.
제11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미사가 성모 승천 대축일과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시청역과 숭례문 앞 대로에서 봉헌됐다.
전국 교구 정의평화위원회와 남녀 수도회 등으로 구성된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천주교 전국행동은 매년 기림일(8월 14일) 미사를 거행해왔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비상대책위원장 송년홍(전주교구 장계본당 주임) 신부는 미사 강론에서 “내일은 광복 78주년”이라며 “일제 식민지로 끌려갔던 강제노역자들과 꽃다운 나이에 위안부로 끌려간 소녀들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송 신부는 “성모 승천 대축일을 맞아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어머니 성모님을 생각한다”며 “하느님의 사랑을 사람들에게 전했다는 이유로 아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먼저 죽었고, 모든 사람이 다 돌아간 다음에야 억울하게 죽은 예수님의 시신을 안고 우는 성모님의 모습은 우리에게 익숙하다”고 전했다.
송 신부는 이어 “성모님은 바로 세월호와 10·29 참사,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 희생자와 고 채수근 상병, 목숨을 잃은 수많은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들의 어머니”라며 “성모님이 모든 사회적 약자의 부모에게 한없는 위로와 사랑을 베풀어주시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번 미사에선 연대발언도 이어졌다. 이나영(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일본 정부는 여전히 한반도 불법 강점과 강제동원, 일본군 성노예제를 부정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피해자들을 모욕한다”며 “책임을 물어야 할 한국 정부는 주권 국가로서 자존심도 내팽개친 채 가해자 편에 서서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포함해 인권 운동의 역사를 지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계속 행동하자”며 “기억과 정의의 공동체, 평화와 인권을 지키는 공동체를 다시 굳건하게 세우자”고 당부했다.
이날 미사는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월요시국기도회 폐막 미사를 겸해 봉헌됐으며, 미사에는 전국에서 온 사제 100여 명과 신자와 시민 1만여 명이 참여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