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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꿈 CUM] 신앙칼럼

테스형이 사형수가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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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안다”고 말한다. 그래서 자녀에게 이래라 저래라 많은 말을 한다. 가르치려 한다. 부모 말만 잘 들으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라. 부모인 당신은 과연 모든 것을 아는가.

테스형 (소크라테스, Socrates, BC 470~BC 399)이 당시 청년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이 속고 있는 거야. 어른들도 모르고 있어. 정답을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그렇다면 정답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테스형이 청년들에게 제시한 결론은 이렇다.

“정답은 너희가 직접 찾아야 해. 끊임없이 질문해야 해. 물론 힘들 거야. 하지만 끊임없이 세상과 부딪히며 질문하다 보면 어느 날 어떤 뭉클한 것이 내면에서부터 솟아날 거야. 그게 정답이야!”

테스형은 우리가 무지하다는 것,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는 것을 고백해야 하며, 그때 진리를 깨달을 수 있는 여백이 생긴다고 생각했다. 모른다는 고백이 질문을 불러오고, 질문의 결과인 응답을 통해 진리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다고 여긴 것이다.

이에 당시 기득권층이 반발한다. 어른들이 모르고 있다니! 그들은 테스형이 권위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테스형에게 사형선고를 내린다. 테스형의 죄목은 청년 선동죄, 사회 질서 문란죄였다.

테스형이 옳다. 우리는 모른다는 사실을 모른다. 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교만해진다. 질문하지 않고, 듣지 않는다. 그 교만한 마음으로 테스형에게, 그리고 이웃에게 사형선고를 내린다.

신앙인은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고 고백 해야 한다. 신앙인은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자다. 그래서 무릎을 꿇는다. 세례자 요한은 스스로 모른다고 고백하고 예수께 질문한다.(루카 7,18-23 참조) 질문하면 들을 수 있다. 질문하지 않기에 듣지 못하는 것이다. 하느님은 질문에 답하시는 분이시다.(예레 12,1 이하 참조)

이사야 예언자는 “들어라, 너희가 살 리라”(이사 55,3)고 선포했다. 들음이 인간을 구원한다. “누구든지 들을 귀가 있거든 들어라.”(마르 4,23) 귀 막은 사람들이 테스형에게 독배를 건넸다. 현자(賢 者)를 사형수로 만들었다. 들을 귀가 없었던 사람들이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 았다. 성자(聖子)를 사형수로 만들었다. 테스형는 안다고 자만하는 나로 인해 지금도 독배를 마시고 있다. 예수는 안다고 자만하는 나로 인해 오늘도 십자가에 못 박히고 있다.


글 _ 우광호 발행인 원주교구 출신. 대학에서 신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1994년부터 가톨릭 언론에 몸담아 가톨릭평화방송·가톨릭평화신문 기 자와 가톨릭신문 취재부장, 월간 가톨릭 비타꼰 편집장 및 주간을 지냈다. 저서로 「유대인 이야기」 「당신을 만나기 전부터 사랑했습니다」 「성당평전」 엮은 책으로 「경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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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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