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
교구/주교회의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사제의 눈] 압도적 대화를 통한 평화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젖과 꿀이 흐르는 땅’ 이집트를 탈출한 유다인들은 가나안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고 불렀습니다. 유다인들은 하느님이 약속하시고 너무나 비옥한 가나안을 차지하려고 하지만 커다란 난관이 있었습니다. 바로 에게해에서 넘어온 해양민족 블레셋족도 가나안을 차지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성경에서는 유다인과 블레셋족이 가나안 땅을 중심에 두고 많은 갈등을 겪었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유다인들과 갈등을 겪는 블레셋족은 5개의 성읍을 세웁니다. 그중에서 한 도시가 오늘날의 ‘가자지구’입니다. 

이번 달 7일 가자지구를 지배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했습니다.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전멸을 목표로 ‘전쟁’을 공식 선포했습니다. 여기에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했고 하마스의 공격 배후에는 이란이 연류되었다는 분석도 있어 이번 분쟁이 자칫 국제전으로 확전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이번 분쟁으로 인한 가장 큰 피해는 고스란히 민간인들이 받고 있습니다. 하마스는 민간인을 대상으로 살상과 납치를 벌였습니다. 하마스는 어린이들까지 포함 민간인들을 사살 했으며 납치한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은 군인과 민간인을 구별하지 않고 가자지구에 무차별 폭격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가자지구로 공급되는 전기, 식량 등 모든 생존 도구를 막아버려 어린이를 비롯한 민간인들이 끔찍한 재난을 겪고 있습니다. 증오가 증오를 부르는 피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분쟁은 대표적인 화약고로 불리는 우리에게도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우리가 이스라엘의 시스템을 닮은 방어체계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로켓공격을 막기위해 ‘아이언돔’이라는 방어체계를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대량으로 발사된 하마스의 재래식 로켓을 완벽히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세계최고 정보기관이라는 이스라엘의 모사드는 하마스의 공격을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압도적인 힘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전쟁을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러기에 진정한 평화는 압도적인 힘이 아니라 압도적인 대화가 가져옵니다. 적보다 더 강력한 무기를 바탕으로 하는 평화는 언제든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불안한 평화일 뿐입니다. 불신을 내려놓고 서로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평화가 참된 평화입니다. 평화는 무기가 아니라 대화가 만들어 갑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강력한 힘으로 보복하기보다 처음부터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모두가 패자일 뿐입니다.


오늘 사제의 눈 제목은 <압도적 대화를 통한 평화>입니다. 하루빨리 지구촌 모든 분쟁이 끝나고 압도적 힘이 아닌 압도적 신뢰의 평화가 이룩되길 바라며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3-10-14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11. 26

호세 6장 3절
그분의 오심은 새벽처럼 어김없다.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비처럼, 땅을 적시는 봄비처럼 오시리라.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