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회의·한국환경회의, 국감 앞두고 부실·왜곡된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 중단 촉구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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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이하 도민회의)와 한국환경회의가 10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를 향해 “부실·왜곡된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절차를 중단하라”고 규탄했다.
환경부가 정부 추진 개발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잇달아 통과시켜 논란인 가운데, 전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도 최근 제주 각계 인사와 공동성명을 통해 “도민의 충분한 숙의와 의견 반영 절차가 없는 제2공항 사업 여부에 대해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회 또한 이 사안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도민회의 등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이날 국회 정문 앞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환경부가 항공기-조류충돌 평가를 축소 조작하고 숨골 가치에 대한 왜곡된 평가를 내렸다”며 “정부가 왜 수요예측을 초과하는 165만 평 규모의 공항을 건설하려는지 제대로 된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계속된 논란으로 2020년부터 책정된 예산들이 불용된 상황에서도 국토부는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를 예고하면서 기본조사설계비 등 173억 원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했다”고 지적했다.
환경부는 2021년 7월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서 △비행안전이 확보되는 조류 및 그 서식지 보호 방안 검토 미흡 △항공기 소음 영향 재평가 시 최악 조건 고려 미흡 및 모의 예측 오류 △맹꽁이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서식 영향 예측 결과 미제시 △숨골에 대한 보전가치 미제시 등 문제를 제기하며 최종 반려 조치했다.
그러나 12월 국토교통부 차원에서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용역’을 실시하자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 제주도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제기되는 쟁점 반영 △항공 안전을 위한 조류 충돌 방지 대책과 서식지 보호 위험관리 계획 제시 △항공소음 영향 및 대책·법정 보호생물 보호, 숨골 영향 정밀 현황조사와 저감방안 등을 제시하며 ‘조건부 동의’했다. 5개월도 안 돼 평가를 뒤집은 것이다.
도민회의 등은 “도민 절대다수가 제2공항 건설 여부를 주민투표로 결정하길 원한다”며 “환경부와 국토부는 기본계획과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의혹을 철저히 감사하고, 제주의 자연을 훼손하는 제2공항 건설 예산을 전액 삭감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지난 7월 만 18세 이상 도내 거주자 100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제2공항 추진 여부를 주민투표로 결정해야 한다는 데 응답자의 76.6가 찬성했다. 제2공항을 건설에는 찬성이 41.1, 반대가 53.2였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국감에서 “모든 과정이 합리적 절차에 의해 추진됐다고 확신한다”며 “지금까지 결정에 대해 제가 잘못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