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위원장 박현동 아빠스)가 제18회 가톨릭 환경상 대상 수상자로 ‘삼척석탄화력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와 ‘천주교 인천교구 가톨릭환경연대’를 선정했다. 2006년 시상을 시작한 이래 첫 공동수상이다.
환경상 우수상은 △인천교구 가정3동본당 하늘땅물벗 ‘나비의 벗’ △육군 제25보병사단 △부산교구 데레사여자고등학교에 돌아갔다. 시상식은 31일 오후 3시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열린다.
생태환경위는 “민간 기업이 2018년부터 건설 중인 우리나라 마지막 석탄발전소를 중단하기 위한 삼척석탄화력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 활동은 삼척뿐 아니라 대한민국을 지키고, 기후위기를 막아내는 실질적인 행동이자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을 함께하며 지구생태계를 지키는 움직임”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삼척석탄화력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상임고문 박홍표 신부·상임대표 하태성)는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4시 삼척우체국에서 시청을 거쳐 우체국으로 돌아오는 ‘탈탈탈(탈핵·탈석탄·탈송전탑)’ 순례를 하고, 5~6시에는 우체국 앞에서 팻말 시위를 하며 현장을 지켜왔다. 또 다른 여러 단체와 연대해 시위와 기자회견·거리 미사 등을 하고 △맹방 항만 불법공사 저지를 위한 관계기관 항의 방문 △국회에 에너지 전환법 통과 요구 △대선 후보에게 탈석탄 공약 요구 △시장·시의원 후보에게 석탄 화력 찬반 주민투표 공약 요구 △탈석탄법 5만 국민 입법 청원 운동 등을 펼쳐왔다.
아울러 생태환경위는 가톨릭환경연대를 대상으로 선정한 이유로 “회칙 「찬미받으소서」가 반포되기 전부터 창조 질서를 보전하고, 피조물 보호를 증진하기 위해 시작한 사도직 단체로서 인천 지역에 특화된 활동은 물론, 환경운동에 대한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활약을 지속해왔다”고 설명했다.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가톨릭환경연대(선임대표 최진형)는 환경·기후·생태교육과 ‘녹색기행’ 등 사업과 함께 시대의 필요에 부응하는 활동 영역을 꾸준히 확장하며 지구의 울부짖음에 응답해왔다. 지난해부터는 ‘해양 쓰레기 소탕단’과 인천 생태습지를 찾는 저어새·두루미 등 철새에 관심을 두고 서식지를 보호하는 ‘탐조단 날개’를 신설해 주기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인천시 교육청과 연대해 ‘폐휴대폰 수거캠페인’을 전개하며 생태교육에 모범을 보이는 동시에 수익금을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에 지원하기도 한다. 또 계양산 난개발을 막아내며 피조물 보호에 대한 공동체의 능동적 참여에 탁월한 면모를 보여줬다. 이처럼 가톨릭환경연대는 30년이란 세월 동안 교육·캠페인·언론활동·환경정책 모니터링과 자문활동 등을 통해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가톨릭 환경상 우수상 수상자인 인천교구 가정3동본당 하늘땅물벗 ‘나비의벗’은 개인·본당·지역사회에서 환경을 지키기 위해 초등부 주일학교 자모회원 4명이 2019년 9월 23일 설립했다. 나비의벗은 자녀에게 더 나은 미래를 선물하겠다는 열정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본당과 지역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성당 입구 환경 게시판에 매주 실천사항 제시 △본당 카페에서 일회용 컵 사용 중단 △플라스틱 병뚜껑·우유 팩·냉동 팩·폐건전지 수거 △EM 용액과 친환경 세제·천연 고체치약·폐 현수막 장바구니·지렁이 화분 만들어 본당 신자들에게 나눠주기 △성당 텃밭에 수세미 키우기 등이다. 아울러 한국환경공단과 협력, 개인과 본당 단위로 ‘탄소포인트제’에 가입해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군종교구 비룡본당 추천으로 우수상을 받는 육군 제25보병사단은 전국 군부대 최초로 관련 부서와 예하 부대가 참여하는 ‘ESG 위원회’를 구성, 정기적으로 운영하며 회칙 「찬미받으소서」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우리 공동의 집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성찰하고, 창조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생활양식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장병들이 환경에 대한 의식을 개선하고, 공동의 집 지구에서 벌어지는 일에 관심을 두도록 전문가 초빙 교육과 지휘관 교육 등을 하고 있다. 불필요한 음식을 담지 않도록 고안된 ‘무지개 식판’을 3000개 보급, 2달간 운영해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을 전년 대비 2000만 원 절약하고 그 돈을 장병 복지로 환원하기도 했다. 25사단은 또 폐기물 감소와 자원 절약을 위해 지난 5월부터 나눔마켓(군부대형 당근마켓) ‘들락날락’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분기당 1회씩 ‘들락날락’ 유공자와 우수부대를 표창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우수상에 선정된 부산 데레사여자고등학교는 「찬미받으소서」 정신에 따라 공동의 집을 돌보기 위해 전교생 500명과 교사들이 생태환경 운동을 지속 실천하고 있다. △신입생 전체 텀블러 지급 △일상에서 환경 보호 실천 내용과 탄소 중립 발자국 기록한 환경 일지 공유 △자원순환 교육을 통한 냉동 팩·투명 페트병 수거와 친환경 물품 홍보 및 판매 △중고장터 열고 수익금을 수재민에게 기부 등이다. 데레사여고는 또 교내 작은 텃밭에 과일과 채소를 기르며 자연이 주는 소중한 선물을 직접 보고 느끼고 있다. 지역 주민도 동참할 수 있도록 플로깅(길거리 걸으며 쓰레기 줍기)과 캠페인도 펼쳐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