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석탄화력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와 인천교구 가톨릭환경연대가 제18회 가톨릭 환경상 대상을 수상했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위원장 박현동 아빠스)는 10월 31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시상식을 열고, 환경 보전을 위해 오랫동안 활동해온 두 단체에 대상을 수여했다. 인천교구 가정3동본당 하늘땅물벗 ‘나비의 벗’과 육군 제25보병사단, 부산교구 데레사여자고등학교는 각각 우수상을 수상했다.
삼척석탄화력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는 회칙 「찬미받으소서」 정신에 따라 기후 위기 비상행동에 적극 참여하고, 개인·단체와의 지속적인 연대로 ‘공동의 집’ 지구 생태계를 돌본 공로를 인정받았다. 삼척반투위는 민간 기업이 2018년부터 삼척에 건설 중인 우리나라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를 중단하기 위해 꾸준히 팻말시위와 순례를 해왔다. 국회에 에너지전환법 통과 촉구, 탈석탄법 5만 국민입법 청원운동 등도 펼쳤다.
삼척반투위 공동대표 성원기(토머스 모어) 강원대 명예교수는 “삼척 석탄화력발전소는 대한민국의 문제이며, 공동의 집 지구의 문제”라며 “발전소 건설을 철회할 탈석탄법 통과를 위해 내년 4월 총선을 ‘기후 총선’으로 치르자”고 호소했다.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가톨릭환경연대는 「찬미받으소서」 반포 이전부터 피조물 보호를 증진하는 활동을 해온 사도직 단체다. 인천 지역에 특화된 활동은 물론, 환경·기후·생태 교육과 ‘녹색기행’, 해양 쓰레기 제거, 두루미·저어새 등 철새 서식지 보호, 폐휴대폰 수거 및 수익금 기부 등을 펼쳤다.
최진형(미카엘) 선임대표는 “당연한 듯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 또는 당연하지 않은 것을 당연한 듯 생각하는 문제를 고쳐나가는 게 환경운동”이라며 “앞으로 또 30년을 뚜벅뚜벅 잘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가정3동본당 초등부 주일학교 자모회원들이 자녀에게 더 나은 미래를 선물하고자 결성한 ‘나비의 벗’은 우유팩·냉동팩 수거, 폐현수막 장바구니·지렁이 화분 만들어 나눠주기, 탄소포인트제 가입 등으로 지역사회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김신혜(마리아) 반석벗(회장)은 “나비의 벗 활동으로 ‘너’부터가 아닌 ‘나’부터로 의식이 바뀌었고, 본당에 환경분과도 생겼다”며 “모두가 환경활동에 임하도록 모범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제25보병사단은 군부대 처음으로 가톨릭 환경상을 받았다. 전국 최초로 ‘ESG 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불필요한 음식을 담지 않도록 고안된 ‘무지개 식판’을 보급해 쓰레기 처리 비용을 절약하며 그 돈을 장병 복지에 환원했다. 25사단 군종 오승수(군종교구 비룡본당 주임) 신부는 “환경을 살리려는 작은 움직임이 모여 문화를 바꾸고 뿌리를 내리는 효과를 냈다”고 말했다.
부산 데레사여자고등학교는 전교생 500명과 교사들이 생태환경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신입생 전체에 텀블러를 지급하고 탄소중립 발자국을 기록한 환경일지를 공유했다. 박종주(골룸바) 교장은 “아이들이 언제 어디서나 환경활동을 열심히 한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장 박현동 아빠스는 “본당과 학교, 군대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생태실천을 하는 분들이 함께해 더욱 뜻깊다”며 “오랜 세월 묵묵히 헌신하신 분들, 지금도 생태 사도로서의 길을 걷는 분들에게 가톨릭 환경상이 격려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가톨릭 환경상은 신앙인의 책무인 창조질서 보존을 위해 노력한 개인이나 단체를 선정하여 공로를 격려하고 활동을 널리 알리고자 2006년 제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