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가 ‘소록도의 천사’ 고 마가렛 피사렉과 마리안느 스퇴거 간호사의 삶을 다시금 기렸다.
교구 사회사목국은 11월 30일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병원사목위원회 주관으로 ‘소록도의 천사 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의 삶을 통해 바라본 병자를 대하는 그리스도인의 자세’를 지향하며 제73차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미사를 봉헌했다.
김태정(한강성심병원) 신부는 강론에서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간호사로서 의료봉사만 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과 차별로 굳게 닫힌 한센인들의 마음도 따뜻이 어루만졌다”며 “한센인들에게 그들은 어머니이자 가족, 좋은 이웃이었으며, 한센인들을 대하는 그들의 모습은 예수님을 닮았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두 간호사의 모습을 통해 “병자들은 질병을 치료해 줄 의사만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병으로 다친 마음마저 돌봐 줄 이들이 필요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병자들을 돌보는 일은 그 자체가 복음 선포이기에 신앙인들이라면 누구나 해야 하는 일”이라며 “단지 아픈 사람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하며, 마음으로 돌보고 좋은 이웃이 돼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1960년대부터 40여 년간 소록도에서 ‘한센인들의 엄마’로 살아온 오스트리아 출신 간호사다. 마가렛 간호사가 지난 9월 88세를 일기로 오스트리아 현지에서 선종한 이후 국내에선 다시금 아픈 이들과 평생 사랑의 마음으로 형제자매가 돼준 이들의 삶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알리기 위해 국내에선 영화 제작과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 봉사학교 개교 등 다양한 활동이 전개돼왔다.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이 봉헌하는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미사’는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 오후 7시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봉헌해오고 있다. 다음 미사는 28일 명동대성당에서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주관으로 봉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