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선 ‘아파르트헤이트 종식’이 우선 이뤄져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나왔다.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는 6일 팔레스타인 현지에서 활동하는 조사관과 캠페이너가 실시간으로 함께해 현장 상황을 증언하는 긴급 웹 세미나(웨비나)를 열었다. 전쟁 2개월째에 접어든 가운데, 최근 교전이 재개된 상황에서 참석자들은 가톨릭교회가 함께 지지하는 양국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선 타민족에 대한 극단적 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를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엠네스티 팔레스타인지부 부두르 하산 조사관은 “가자지구에서 목격되는 참상은 하마스의 공습이 이뤄진 10월 7일부터 일어난 게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전후 약 8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난민 신세가 됐으며, 오늘날 600만 명에 이르게 됐다. 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가자지구 인구의 70 이상은 이때 발생한 난민의 후손이다. 2006년 하마스가 총선 승리 후 가자지구의 독자적 통치를 시작하자, 이스라엘은 자국민 보호를 내세우며 엄격한 봉쇄와 통제를 시작했다.
부두르 조사관은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거주민 1인당 소비 열량을 정하고, 생필품 공급마저 제한하고 있다”며 “의료인 진입도 막아 2008년부터 4차례 군사 공격으로 부상당한 수많은 민간인이 치료받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지금도 마취제가 부족한 가자지구 병원에서는 폭격으로 사지를 절단해야 할 정도의 큰 부상자들이 하염없이 치료를 기다리고 있다"고도 전했다.
국제 엠네스티 한국지부 김은아 캠페이너는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어린아이에게도 군법을 적용해 구금하는데, 이스라엘 병사가 팔레스타인인을 고의적으로 살해한 뒤 유죄 판결을 받은 사례는 지금껏 단 한 건도 없었다”며 “즉각적이고 완전한 휴전과 동시에 아파르트헤이트를 종식하는 것만이 진정한 평화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극단적 인종 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는 UN 국제협약에 따라 명백한 반인륜 범죄로 규정돼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양국을 향해 “전쟁은 모두에게 패배로 이어질 뿐”이라며 끊임없이 종식을 촉구하고 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