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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으로 만든 구유에 아기 예수 오셨네

서울 광장동본당, 성경 필사필사 노트 500권으로구유와 성탄 트리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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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필사 노트로 제작한 구유 앞에서 광장동본당 신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요한 1,14)

서울 광장동본당(주임 장혁준 신부) 신자들이 만든 특별한 성탄 트리와 구유가 최근 제단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수백 권의 성경 필사 노트로 제작한, 말 그대로 말씀이 사람이 되신 아기 예수님의 구유와 대형 트리가 탄생한 것이다. 주님 성탄 대축일을 맞아 모든 신자의 마음이 하나 된 결과다.

성탄 트리와 구유는 500여 권에 이르는 성경 필사 노트로 만들어졌다. 트리에만 300권가량의 노트가 탑처럼 높게 쌓였다. 본당 신자들이 열심히 쓴 말씀과 주님을 향한 마음이 모여 광장동본당만의 말씀 트리와 구유가 완성된 것이다. 구유에는 아기 예수님을 중심으로 노트가 가지런히 둘러싸였고, 트리에는 커다란 별 아래 노트들이 수직으로 세워졌다. 말씀이 트리와 구유가 되어 불을 밝힌 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신자들의 신심과 노력으로 아기 예수님을 모시게 됐다는 것에 어느 때보다 성탄의 기쁨이 넘쳐흘렀다.
 
성경 필사 노트와 나무로 제작한 성탄 트리.

성탄 트리를 떠받치는 중심 기둥과 장식품, 구유를 지탱하는 부분 등 모든 재료는 나무다. 가난한 모습으로 오신 아기 예수님을 떠올리며 반짝이는 금속보다 소박한 나무를 쓴 것이다. 구유는 하느님께서 7일 동안 천지 창조를 하신 의미를 담아, 맨 아래 7단으로 쌓기 시작해 꼭대기는 1단으로 필사 노트 구유를 구성했다.

본당이 성경 필사 노트로 성탄 트리와 구유를 제작하게 된 것은 지난해 전 신자 성경 읽기 운동에서 비롯됐다. 많은 신자가 성경을 완독했고, 올해는 신약 성경 필사에 모두가 함께하기로 했는데, 그러던 중 사목회에서 필사 노트로 트리와 구유를 제작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본당 김준희(마틸다) 사목회장은 “다른 교구의 본당에서 성경 필사 노트로 성탄 트리와 구유를 제작한 것을 보고, 우리도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때마침 신자들의 성경 필사도 꾸준히 진행되던 터라 어려울 것은 없었다.

트리와 구유 제작 설계에만 한 달 반이 걸렸다. 구유는 노트를 가로로 잘 쌓아올리면 됐지만, 트리는 커다란 틀을 중심으로 노트를 세로로 쌓아야 했기에 균형과 하중도 고려해야 했다. 말씀으로 쌓아올린 완벽한 트리를 만들기 위해 건축설계 일을 하는 이양무(프란치스코) 교육분과장이 도맡아 작업에 도움을 줬다.
 
성경 필사 노트로 만든 성탄 구유.

김준희 사목회장은 “모든 신자가 손과 마음으로 쓴 성경 필사 노트로 성탄 트리와 구유를 꾸몄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양무 분과장은 “코로나 이후 성당에서 멀어진 신자들을 주님께 오도록 하고, 또 앞으로 새 성전 건립을 앞두고 모두가 마음을 모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한 일인데, 신자들이 기뻐해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본당은 내년에 구약 성경 필사에 돌입한다. 내년 성탄 때엔 구약 필사 노트가 광장동본당의 두 번째 트리와 구유가 될 예정이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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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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