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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 활동한 벽안의 사제 3명...12월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

국가보훈부 선정, 3명은 외국인 사제 중 유일한 독립유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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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부로부터 2024년 12월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된 손 파트리치오(앞줄 맨 오른쪽에서 두 번째) 신부와 나 토마스 신부(앞줄 맨왼쪽)는 첫 번째로 성골롬반외방선교회에서 한국으로 파견된 선교사들이다. 사진은 이들이 한국에 와 대구에 도착한 1933년 10월 29일 주교좌계산성당 성모당 앞에서 촬영됐다.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제공


일제강점기 제주도민들에게 항일의식을 불어넣은 아일랜드 출신 가톨릭 사제들이 2024년 12월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됐다.

국가보훈부(장관 박민식)는 주님 성탄 대축일인 12월 25일 ‘세계 속의 독립운동’을 주제로 2024년도 이달의 독립운동가 38명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12월의 인물로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소속 패트릭 도슨(손 파트리치오, 1905~1989)ㆍ토마스 다니엘 라이언(나 토마스, 1907~1971)ㆍ어거스틴 스위니(서 아오스딩, 1909~1980) 신부를 선정했다. 이들은 1999년 정부가 독립유공자로서 대한민국 건국훈장을 추서한 인물들로, 항일 독립운동을 펼친 외국인 가톨릭 사제 가운데 유일하게 정부로부터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았다.

손 신부와 나 신부는 1932년 아일랜드에서 함께 공부한 뒤 사제품을 받고, 이듬해 한국에 파견됐다. 제주 중앙주교좌본당과 홍로본당(현 서귀포본당)에 각각 부임했으며, 서 신부는 1935년 한국에 왔다. 이들이 마주한 일제강점기 제주의 선교 환경은 매우 열악했다. 세 사제는 사목하면서 항일 의식을 북돋웠다는 이유로 경찰의 감시를 받으며 이동할 때마다 당국에 보고해야 했고, 신자들은 외국인 사제들과 관련한 지속적인 질문과 조사를 받았다. 1941년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 가세할 때 중립국 아일랜드 출신의 선교사들은 가택연금까지 당해야 했다.

당시 판결문을 보면, 손 신부는 1941년 자신의 집에 놀러 오는 제주 공립북국민학교 학생에게 “우리의 천주님은 천황보다 위대하다”며 항일 정신과 독립 의식, 신앙을 고취했다. 서 신부는 이 시기 손 신부와 같이 일본의 패망을 희망했다. 1939년에는 “일본군이 중국 소주를 점령할 때 많은 비전투요원을 살해하는 비인도적 행위를 자행했다”고 비판하는 등 항일 활동이 판결문에 적시돼 있다.

사제들은 모두 조선을 조국만큼 사랑했고, 독립을 염원하다 1942년 기소돼 투옥됐다. 서 신부는 일본군의 전황 보도가 허위라고 알리며, 패망을 주장하다 1942년 금고 2년을 선고받았고, 나 신부도 “중일전쟁이 장기화되면 일본은 패전할 것”이라고 한 이유 등으로 옥에 갇혔다. 손 신부는 중일전쟁 관련 허위보도를 비판하다 3년 반 동안 수감, 광복 후에야 풀려날 수 있었다. 일제가 성당을 폐쇄하고, 이들을 고문하는 중에도 벽안의 사제들은 조선의 독립을 함께 열망했다.

성골롬반외방선교회는 “당시 선교 사제들은 20세기 초반 한국의 고통을 함께 겪고 나누며 한국 교회 성장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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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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