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재개발지역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원 1명이 충돌 중 사망한 ‘용산참사’가 20일 15주기를 맞았다. 이날 참사 희생자들이 안장된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에서는 ‘용산참사 15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유가족과 생존 철거민·시민 등 100명이 참여해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사 사태 방지를 위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들은 “이런 비극적인 살인 개발과 국가 폭력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온전한 추모의 시작”이라며 “용산참사 강제진압 책임자인 김석기(국민의힘) 국회의원의 공천 반대와 처벌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현 정부는 이윤만을 위한 개발 참사에 대한 성찰 없이, 건설투기 부양정책만 남발하고 있다”며 “제2, 제3의 용산참사를 부를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을 철회하라”고 역설했다.
이번 추모제에는 이영우·나승구·강현우 신부 등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사제단과 이강서(서울대교구 사목국 상설고해 담당) 신부도 함께했다. 강현우(서울 삼양동선교본당 주임) 신부는 추모사를 맡아 유가족을 다시금 위로했다.
참사 희생자 유가족 전재숙(고 이상림씨 부인)씨는 “저희가 외쳐온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아무리 외쳐봐도 들어주는 사람이 없고, 정부는 귀를 막고 있다”며 “여러분이 아니었으면 이 자리에서 서 있지도 못했을 것이다. 빈민사목위원회 신부님들에게도 항상 감사하다”고 전했다. 권명숙(고 양회성씨 부인)씨는 “벌써 15년이 지났는데 아무것도 해놓은 게 없고, 세월이 흐를수록 마음에 허전함만 남는다”며 “용산참사가 잊혀 가는데 어떻게 진상 규명을 해야 할지 불안하기만 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도 전국에 계신 신부님들이 유가족들의 힘이 돼주고 계신다”며 “어떻게 해서든 진상 규명을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유영숙(루치아, 고 윤영헌씨 부인)씨는 “제가 바라는 것은 딱 한 가지”라며 “남편을 비롯한 희생자 5분이 테러리스트가 아닌 평범한 가장으로, 아빠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진상 규명을 해주시라고 매일같이 묵주 기도를 바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