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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종단 종교인들, DMZ 생명평화순례 첫발

천주교·개신교·불교·원불교 순례단 21일까지 21박 22일 400㎞ 대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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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비무장지대) 생명평화순례’ 순례단이 2월 29일 오두산통일전망대를 출발해 400km 대장정의 첫발을 내딛고 있다.

 

 

 

 


천주교, 개신교, 불교, 원불교 4대 종단 종교인들이 400㎞에 달하는 ‘DMZ(비무장지대) 생명평화순례’ 대장정의 첫발을 내디뎠다.

2월 29일 오두산통일전망대에 모인 30여 명의 순례단은 출발 전 ‘통일기원북’ 앞에서 서로에게 큰절을 올리며 평화를 향한 비장한 마음을 모았다. ‘생명 평화’라는 하나의 기치로 모인 순례단이지만, 저마다 품은 열망은 다양했다.

김미영(벨라데타, 의정부교구 창현본당)씨는 “한국 교회 차원에서 시행하는 매일 밤 9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주모경 바치기’에 동참하고 있다”며 “기도는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말처럼, 우리의 기도가 바탕이 돼 이런 큰 자리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울러 “평화의 마음을 담아 순례하는 동시에 평소 해오던 쓰담(쓰레기 담기) 캠페인도 함께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출신으로 강원도 철원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 잇코(일광) 스님도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일제강점기 한국에서 태어난 일본인 어머니 영향으로 한국과 인연을 맺은 잇코 스님은 2010년부터 한반도 평화를 위해 매일같이 기도하고 있다. 잇코 스님은 “한반도 평화는 내 평생의 업으로 여기고 있다”며 “이번 순례에 함께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종교인들에게 감사드리며, 평화의 발자취를 남기는 데 보탬이 되도록 정성을 다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평화 마라토너로 알려진 원불교 신자 강명구씨도 순례단에 함께했다. 강씨는 제주도에서 바티칸까지 313일 동안 약 1만㎞, 16개 국가를 통과하는 여정 끝에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한 바 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여정이었다. 생명평화순례 준비 단계에서부터 함께한 강씨는 “현재 한반도를 비롯한 전 세계는 엄혹한 전쟁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4대 종단 종교인들이 평화라는 이름으로 힘을 합친다는 자체가 의미가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평화에 더 가까워지는 발걸음이 됐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첫날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임진각까지 25㎞를 걸은 순례단은 이튿날인 3월 1일 임진각 ‘평화의 종’ 광장에서 ‘DMZ 생명평화순례’ 선포식을 열었다. 순례단은 105년 전 낭독된 3·1 독립선언서의 정신을 이어 이날 ‘생명 평화 선언문’을 발표했다.

순례단은 선언문에서 “기미년 선포됐던 독립선언은 시대를 넘어 비정상적 분단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 민족에게 현재도 촉구되는 간절한 외침임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평화’는 모든 종교를 아우르는 핵심 가치”라며 “우리 종교인은 평화의 의미를 오염시키는 세속적 시도에 단호히 저항하며, 평화와 구원의 길에 모든 이들이 함께하기를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순례단장 이은형(의정부교구 6지구장) 신부는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님도 순례단이 걷는 길에 기도로서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며 “400㎞ 여정은 천 리가 되는데,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옛말이 있듯이 우리가 내딛는 걸음이 평화를 앞당기고 만들어가는 발걸음이 되길 염원하면서 마음 모아 순례에 임하자”고 당부했다. 순례단은 21일 강원도 고성통일전망대에 도착, 총 21박 22일간의 DMZ 생명평화순례 대장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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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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