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자와 시민들이 20일 강원 삼척에 모여 국내 최대 규모이자 최근에 건설 중인 석탄화력발전소 ‘삼척블루파워’ 1호기 상업 운전 계획과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탈석탄법 제정을 위한 시민사회연대(이하 탈석탄법 연대)와 기후위기비상행동·석탄을넘어서·공공운수노조는 이날 포스코 자회사 삼척블루파워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함께 끄자, 삼척 석탄”이라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탈석탄법 연대에는 가톨릭기후행동을 비롯한 교계 단체도 소속돼 있다.
지난 2018년부터 삼척 맹방해변에 건설 중인 삼척블루파워 1호기는 19일 상업 운전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5월 이후로 계획을 미뤘다. 지난해 10월 상업 운전을 개시하려다 두 차례 늦춘 후 또 한 번 연기한 것이다. 삼척블루파워 2호기도 오는 9월 완공 후 운전에 나설 계획이다. 수명대로라면 두 발전소는 2050년 이후까지 가동할 예정으로, 기후정책 흐름에 역행한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또 석탄 항만을 공사하는 과정에서 맹방해변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시험 가동을 위해 석탄 육상운송이 200여 일간 진행되는 등 수많은 논란을 야기, 비판을 받고 있다.
탈석탄법 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이날 집회에서 선언을 통해 “삼척블루파워 1·2호기가 모두 가동되면 연간 배출되는 온실가스량은 약 1300만 톤에 달한다”며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모두 헛수고가 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환경부가 22대 총선을 앞두고 지난 7일 현 정권의 핵발전 정책을 통해 온실가스 약 1000만 톤(2022~2023년 기준)을 줄였다고 홍보한 것을 꼬집은 말이다.
이들 단체는 또 “우리나라의 공식적인 탈석탄 연도는 2050년이지만, 2030년까지 41기 석탄발전소가 여전히 운영될 예정이며 이마저도 시한만 정해져 있을 뿐 구체적인 폐쇄 계획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 30가량이 석탄 발전에서 기인하고, 석탄으로 인한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2위를 차지하는 등 기후 위기에 대한 한국의 책임과 역할을 고려하면 삼척블루파워 사업은 지금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삼척블루파워 사업 철회 요구와 ‘탈석탄법’(신규석탄발전 중단법)등 기후법안 제정을 외면해온 정부와 국회를 겨냥해 “고착화된 화석 연료체제를 유지하려 하는 이들의 흐름에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포스코에 삼척블루파워 1호기 상업 운전 계획 취소와 삼척블루파워 사업 즉각 중단을, 정부에는 11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탈화석연료 원칙을 전제로 1.5도 목표에 부합하는 탈석탄 계획 수립을 주문했다. 또 21·22대 국회에도 각각 △임기 내 탈석탄법 통과 △1.5도 목표에 부합하는 탈석탄 로드맵과 모든 석탄 발전 지역민과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정의로운 전환’ 계획이 담긴 법안 제정을 요구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맹방해변 훼손 현장을 둘러보고, 삼척 시내를 가로질러 시청을 거치는 거리 행진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