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과 개신교·불교·원불교 등 4대 종단이 종교계 상담학계를 비전문가·비과학으로 규정한 한국심리학회를 향해 항의 성명을 내고, 집회를 개최하는 등 공동대응에 나섰다.
가톨릭상담심리학회·한국목회상담협회·명상심리상담학회·원불교상담학회는 17일 서울 성수동 한국심리학회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고, 종교 상담학계를 폄훼한 한국심리학회를 규탄했다. 행사에는 한국가톨릭상담심리학회 부학회장 박현민(수원교구 중견사제연수원 영성담당) 신부와 불교 선명상담연구원 이사 청강 스님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한국심리학회는 종교상담학회 및 단체들을 비전문가 그룹이며 비과학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신뢰할 수 없는 단체라고 공개적으로 매도했다”며 “한국심리학회는 이성을 되찾고 자신들이 범한 잘못을 겸허히 인정할 것과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국민의 마음 건강을 위한 사업’의 주체인 보건복지부는 이 사태를 방관하고 있어선 안 된다”며 “말로만 사업이 잘돼야 한다고 하지 말고, 국민들을 위한 사업을 자신들의 이기적 이익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전락시킨 한국심리학회에 엄중 경고하고,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신부는 “이번 사태가 발생한 근본 원인은 관련 전문가를 양성하는 국가 시스템의 부재 때문”이라며 “한국심리학회가 계속 종교계 상담학계의 정당한 요구를 외면할 경우, 국회와 협력해 전문상담사 자격에 대한 국가자격증 및 상담서비스 법제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심리학회는 이같은 요구에 대해 “종교계 상담학계가 요청한 면담은 본 학회의 일정으로 응하기 불가하다”며 자리를 비웠다.
앞서 한국심리학회는 4월 회원들에게 보낸 ‘한국심리학회의 전 국민 마음투자지원 사업 진행 상황’이란 제목의 공지에서 종교계 상담학계를 비전문가·비과학이라고 규정했다. 정부는 7월부터 국민 정신건강 문제를 다루는 마음건강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며, 사업에는 예산 약 500억 원이 투입된다. 한국심리학회가 종교계 상담학계를 폄훼하고 있는 건 이 사업에서 종교계 상담학계를 배제하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