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리서치 조사 결과, ‘매우 체감’ 응답 5년 전보다 낮아
빨라진 지구 온난화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평균 기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는 ‘가장 더운 해’가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기후 위기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은 5년 전보다 오히려 약화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리서치가 4월 18~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상생활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을 체감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87를 차지했다. 낮은 편은 아니지만, 2019년 3월 진행한 조사와 비교하면 6p 낮아졌다. 특히 ‘매우 체감한다’는 사람은 5년 전보다 17p 떨어진 21를 기록했다. 반면 일상에서 기후변화 영향을 ‘체감하지 못한다’는 응답은 13로, 2019년 대비 6p 높아졌다.
‘기후변화가 본인의 일상생활·사회경제활동·재산 및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고 응답한 비율은 74로, 2019년 조사보다 8p 낮았다. ‘매우 심각하다’는 인식도 2019년 22에서 올해 14로 떨어졌다.
이번 조사에서는 우리나라를 기후 위기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역’으로 여기는 인식도 확인됐다. 국내에서 기후 위기로 인한 환경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50)은 전 세계에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55)보다 다소 떨어졌다. 응답자들은 우리나라에서 기후 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이나 인프라가 확대될 가능성이 전 세계보다 낮다고 봤다.
아울러 기후 위기 관련 뉴스와 소식을 접한 뒤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느끼는 사람은 많은 데 반해, 실천 비율은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응답은 84였지만, 지난 1년 사이 기후운동에 참여했다는 응답은 35에 그쳤다. 기후변화 대응에 중점을 둔 단체에 기부금을 낸 사람이 14로 그나마 가장 높았고, ‘기후변화 대응 활동 자원봉사(’9)·‘선출직 공무원에게 연락해 기후변화 해결 촉구’(6)·‘기후변화 대응 지지 시위나 집회 참석’(6)한 사람은 소수였다.
천주교창조보전연대 상임대표 양기석 신부는 ‘종이컵 규제’ 철회 등을 언급하며 “시민들의 경각심이 약화한 것은 개인들의 잘못이라기보다 기후 위기 해결 의지를 표명하지 않는 정부 영향이 크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어 “핵발전에만 중점을 두고, RE100(재생에너지 100) 대응도 부실한 게 문제”라며 “환경 문제에 있어 쇄국 국가처럼 시대에 역행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