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과 개신교·대한성공회·불교·원불교 등 5대 종단과 건설 현장 산재 유가족들은 18일 건설의 날을 맞아 “안전한 건설 현장을 만들어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5대 종단과 산재 유가족들은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건설업이 산재사망 사고 중 사망자가 가장 많아 대단히 우려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용노동부의 2023년 산업재해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사고사망자는 598명으로, 이 가운데 건설업이 303명으로 가장 많았다.
5대 종단과 산재 유가족들은 △건설의 날 기념행사 식순에 건설현장에서 산재로 사망한 노동자들을 위한 ‘추모 묵념’ 순서 배치 △건설의 날을 ‘건설 안전의 날’로 명칭 변경 △건설 현장의 산재 사고를 근절하기 위한 연합회 및 소속 회원사 차원의 대책 마련과 시행 △안전 주체들이 참여하는 안전한 건설현장 만들기 위한 ‘사회적 대화’ 및 연합회와 간담회 개최 등을 제안했다.
부산의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추락해 목숨을 잃은 경동건설 하청 노동자 정순규(미카엘)씨 아들 정석채(비오)씨는 기자회견에서 “경동건설 같은 수많은 건설사는 안전을 불필요한 비용으로 치부하고 생명을 소홀히 여긴다”며 “안전 관련 서류의 허위 작성과 형식적 안전관리 체계는 사라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씨는 “죽음 앞에서도 관행을 말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이들에게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건설현장의 잘못된 관행과 부실한 안전관리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입법운동과 제도 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수원의 한 공사장 승강기에서 추락해 목숨을 잃은 은하종합건설 소속 용역 노동자 김태규씨 누나 김도현씨는 “동생이 세상을 떠난 지 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추락사로 많은 노동자가 세상을 떠나고 있는데,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현실이 너무 참담하다”며 “건설사들의 불법 다단계 하청구조인 꼬리 자르기와 노동자에게 책임 떠넘기기, 사측의 조직적 은폐가 난무하는 현실을 바꾸고, 안전이 지켜지지 않는 일들이 사라지는 그 날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장 김시몬 신부는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것은 우리 모두의 행복이고 그것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이자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사회”라며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호소했다.
5대 종단과 산재 유가족들은 기자회견 후 안전한 건설현장 마련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측에 전달했으며, 국토교통부에도 관련 공문을 발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