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과 성공회·감리교가 6·25 전쟁 발발 74주년을 맞아 북한 접경지역 인천 강화군에서 한마음으로 주님께 평화를 간청했다.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인 6월 25일 동검도 채플갤러리에서 열린 ‘강화지역 그리스도교 평화기도회’다.

인천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전대희 신부)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교구장 정신철 주교가 제안했다. 종교계가 화합과 협력을 이루는 모습을 선보임으로써 우리나라, 나아가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파하기 위해서다.

정 주교는 이 자리에서 “평화의 시작인 만남과 대화는 힘의 논리에서 벗어나 아닌 포용과 화해로 이끄는 길”이라며 “특별히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서로 다름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울러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는 삶을 실천해 사회에 만연한 갈등의 고리를 풀어내는 ‘빛과 소금’이 될 것”이라며 “먼저 남북 화해와 포용의 문화를 기도 안에서 이루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대한성공회 강화교무구 총사제 주성식(온수리교회) 신부는 “예수님은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전쟁과 폭력·죽음의 길이 아니라 부활과 생명과 평화의 길인 ‘십자가의 길’을 보여주셨다”며 “다 함께 그 길을 걷는 도반으로서 서로 격려하며 끝까지 평화와 생명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호소했다.

감리교 대표 김의중(난정평화교육원 위원장) 작전동교회 원로목사는 “평화가 자취를 감추고 군사적 긴장이 크게 고조되는 현재 접경지역 강화군 주민들의 우려가 깊다”며 “그리스도의 평화는 한 편에 서서 상대를 부정하는 것이 아닌, 적의를 버리고 형제의 상처를 치료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각 교파 지도자들은 기도회를 지속해 나가자고 뜻을 모았다.

이날 참석자들은 교파를 초월해 하나가 돼 전쟁 종식과 한반도 통일을 염원하며 ‘평화를 주노라’와 ‘우리의 소원’을 합창했다. 감리교 노래패 ‘어깨동무’ 공연과 화해·평화·통일을 기원하는 초 봉헌 등도 진행됐다. 강화 지역에서 선교하는 순교자의 모후 전교 수녀회도 이번 행사 실무를 맡았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