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을 비롯한 종교계가 ‘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자’는 표어를 내걸고 ‘907기후정의행진’에 동참한다.
9월 7일 서울 강남대로 일대를 걸으며 정부·기업 등에 △평등하고 존엄한 삶 △탈핵·탈화석연료·공공재생에너지 전환 △신공항 건설과 국립공원·4대강 개발사업 중단 등을 촉구하는 행사다.
5대 종단 환경단체가 연대한 종교환경회의(상임대표 양기석 신부)는 1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시간이 불과 10년도 남지 않았다”며 “종교계도 907기후정의행진에 참가해 이 위기를 대전환의 희망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경제성장과 자국의 단기적 이익에만 몰두하는 한국과 세계 각국 정부는 힘을 합해 전 지구적 정책 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기후정의행진에서 요구하는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함께 힘을 모아 지속 가능한 사회로의 대전환을 이뤄야 한다”고 역설했다.
천주교창조보전연대와 종교환경회의 상임대표 양기석(수원교구 생태환경위원장) 신부는 “현재 국가·민족의 안녕과 세계 평화를 가장 위협하는 것이 기후위기”라며 “권력과 돈을 최우선으로 하는 한국 사회와 현 정부는 이제 생명과 인권을 선택하는 모습으로 바뀌어야 한다. 기후가 아닌 우리 사회가 변화할 수 있도록 많은 신앙인이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하고 또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멸종반란 가톨릭’ 활동가인 원동일(의정부교구) 신부는 “‘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자’는 907기후정의행진 표어는 제게 ‘하느님의 사랑으로 우리 자신과 세상을 바꾸자’로 해석된다”며 “우리 행동이 하느님 사랑에 끊임없이 수렴될 때 나 자신과 세상의 변화가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또 “교회의 보물인 약하고 가난한 이에는 비인간인 동물도 포함된다”며 “기후행동을 하는 신앙인이 아니라 공장식 축산을 늘리는 국가가 위험한 급진주의자”라고 규탄했다.
2001년 환경보전을 위한 종교 간 협력 차원에서 발족한 종교환경회의는 천주교창조보전연대·기독교환경운동연대·불교환경연대·원불교환경연대·천도교한울연대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