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아디와 성 프란치스코 평화센터·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등 로힝야와 연대하는 21개 국내 시민사회 단체가 8월 23일 주한 미얀마 대사관 인근에서 ‘로힝야 학살 7주기 미얀마 군부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 국제사회와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아디 대표 박상훈(예수회) 신부는 “아디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로힝야인 대상 방화 공격·무차별 총격·참수 등의 끔찍한 집단 학살이 7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매우 절망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7년 전 발생한 집단학살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피난한 로힝야인들은 현재 100만 명에 이른다. 하지만 방글라데시 정부가 지정한 난민캠프에 갇혀 기본 인권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미얀마에 남은 로힝야인 역시 착취와 차별로 고통받고 있다.
박 신부는 “미얀마 군부는 2021년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이후로도 여전히 로힝야 집단학살을 부인하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지만, 집단학살의 모든 책임은 미얀마 군부에 있다는 사실이 분명하다”면서 “미얀마 군부가 하루빨리 퇴진하고 로힝야인의 시민권 보장과 안전하고 존엄한 귀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적극적 개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내 거주 중인 로힝야 난민 파티마씨는 “과거 로힝야인들과 미얀마인들이 오랫동안 서로 의지하며 원만한 관계를 가지고 살아왔는데, 미얀마 군부의 거짓선동과 학살로 너무 많은 로힝야인들이 사망했다”며 “최근 미얀마군과 소수민족 무장 세력의 공격으로 7년 전 학살이 재현되고 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21개 시민사회단체는 공동 성명에서 “7년 전 미얀마 정부와 군부는 로힝야인들을 대상으로 오랜 박해와 집단학살을 자행했지만 지금까지 그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고, 국제사회의 무기력한 대응 속에 오히려 그 날의 비극은 되풀이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미얀마 군부의 로힝야 학살 책임 인정 △국제사회와 한국 정부에 로힝야 난민의 안전한 귀환 보장 △지속되는 내전 중단과 민간인 대상 공격 중단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 조치 등을 촉구했다. 기자회견 후 참가자들은 주한미얀마대사관에 성명서를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