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AI 연구 그룹이 펴낸 「인공지능과 만남」에 따르면, 로봇이 하는 미사는 사제의 인간적 현존이라는 전례의 본질에 어긋납니다.
<이성효 주교 / 「인공지능과 만남」 번역>
“어쩔 때 우리 사제들도 강론이 안 되고 그러면 정말 인공지능처럼 말도 잘하고, 조리있게 잘하고, 표현도 잘하고, 신자들한테 감동을 주고, 이런 쪽으로 착각을 하게 되는데 그게 아니라 사제라는 존재 자체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하는 거예요.”
사진 출처 = Microsoft Bing
로봇은 신자들과 내적 친교도 이루기 어렵습니다.
신자들은 전례 집전자가 로봇인 걸 아는 순간 미사에 참여하지 않을 것입니다.
「인공지능과 만남」은 교황청 문화교육부 산하 디지털문화센터가 꾸린 전문가 그룹이 우리의 삶에 스며든 AI를 가톨릭의 관점으로 연구한 책입니다.
주교회의 사회홍보위원장이자 교황청 문화교육부 위원인 이성효 주교는 최신 AI 윤리를 한국 사회에 알리고 싶은 마음에 수원교구 사제 9명과 팀을 꾸려 책을 번역했습니다.
<이성효 주교 / 「인공지능과 만남」 번역>
“우리가 우려하는 또 우리가 기대하는 인공지능 시대에 올바른 신앙인의 자세, 올바른 인간의 자세에 대해서 대화하는 마음으로 함께하기 위해서…”
번역과 감수를 맡은 곽진상 신부가 꼽은 책의 핵심은 AI를 사용할 때 인간의 존엄성을 망각해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AI가 제공하는 돌봄의 기능을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연애나 우정 등 자기증여적 사랑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선 AI 챗봇과 대화를 나눈 소년이 자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곽진상 신부 / 「인공지능과 만남」 번역 및 감수>
“AI에 의해서 인간 본연의 정체성을 잃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인간이 인간 본연의 그 고유의 가치를 인정하면서 AI를 잘 선용해야 된다.”
「인공지능과 만남」은 가정과 교육, 의료, 법과 정치, 군사 등의 분야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지도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그리고 AI가 주도하는 세상에서 침묵의 시간을 갖고 성경을 묵상할 것을 권고합니다.
이는 알고리즘이 우리의 행동 패턴을 고려한다는 점을 감안한 것입니다.
최근 제6대 마산교구장에 임명돼 책 발간을 더 서둘렀다는 이성효 주교.
“AI 기술과 문화는 복음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역설적으로 보여준다”며 이 책이 인공지능 분야 개발자와 연구자, 사용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길 희망했습니다.
<이성효 주교 / 「인공지능과 만남」 번역>
“기술은 도덕적으로 중립적이지 않습니다. 기술은 항상 의도와 목적 지향적 구조를 내포합니다. 예를 들어 속도를 높이는 기술은 빠른 이동이 도덕적으로 더 낫다는 것을 전제합니다. 효율이나 규모를 증대하는 기술도 마찬가지로 효율성과 규모가 도덕적으로 더 낫다는 것을 전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