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톨릭 구마를 소재로 한 영화 ‘검은 수녀들’이 24일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교회법상 사제만 할 수 있는 구마를 수녀가 한다는 설정인데요.
영화 개봉과 맞물려 가톨릭 구마 예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김혜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영화 ‘검은 수녀들’은 10년 전 한국 오컬트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검은 사제들’의 속편입니다.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당장 구해야 하지만, 구마 사제는 언제 올 지 알 수 없는 상황.
결국 수녀들이 나섭니다.
<송혜교 / 유니아 수녀 역>
“구마자임을 확인했음에도 방관하는 것 역시 살인입니다. (수녀가 무슨…)”
소년을 구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유니아 수녀 역은 배우 송혜교가, 유니아 수녀를 돕는 미카엘라 수녀 역은 배우 전여빈이 맡았습니다.
‘검은 수녀들’로 11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송 씨는 천주교 기도문을 외우기 위해 공을 들였다고 밝혔습니다.
<송혜교 / 유니아 수녀 역>
“정말 툭 치면 나올 수 있게끔. (자다가도 깨면 할 수 있을 정도로?) 비몽사몽에 외운 적도 있고. 그거를 완벽하게 외웠는지. 정신이 없을 때 외우기도 하고, 청소하다가 외우기도 하고, 그렇게 해서 정말 탄생한 씬입니다.”
‘검은 수녀들’은 개봉 전부터 예매율 1위를 기록하고 160개국에 선판매되는 등 국내외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가톨릭교회는 구마를 소재로 한 영화 개봉을 관심 있게 지켜보면서도, 신자와 국민들이 정통 구마 예식과 혼동하지 않길 당부했습니다.
실제 구마 예식은 교구장의 허락을 받은 사제만 거행할 수 있습니다.
<윤종식 신부 / 가톨릭대 신학대학 전례학 교수>
“정말 마귀가 들렸는지를 확증이 되고. 여러 가지 검증을 통해서. 그랬을 때는 교구장 주교님이 구마 사제를 파견하도록 되어 있어요. 그래서 다시 확인하고 그 때는 대구마 예식이라고 하는 교회가 인정한 예식을 할 수 있도록.”
교회법 1172조는 구마 사제가 될 수 있는 자격을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윤종식 신부 / 가톨릭대 신학대학 전례학 교수>
“우선 신심이 굳어야 되고, 그 다음에 학식이 있어야 되고, 현명해야 된다. 마지막은 생활이 완벽한 사람. 그러한 사제에게 교구장 주교님이 의뢰를 해서 비공개적으로…”
구마 사제는 대구마 예식 중 마귀가 들린 사람에게 성수를 뿌리고 안수를 주고 십자가를 보여줍니다.
또 하느님을 향해 구마를 간청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마귀에게 직접 명령하는 양식도 있습니다.
윤종식 신부는 영화가 픽션이라는 점을 식별할 것과 성실한 기도를 통해 악을 멀리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윤종식 신부 / 가톨릭대 신학대학 전례학 교수>
“하느님하고 가까이 있을수록 우리는 악령에게서 멀어질 수 있다는 기본적인 개념에서 시작한다면, 하느님을 자주 만나야 되는. 우리 신자분들이 기도 생활을 얼마나 자주 잘하고 있는지 성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면 좋겠고요.”
가톨릭 구마를 다룬 영화 ‘검은 수녀들’은 설연휴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송혜교 / 유니아 수녀 역>
“너희 더러운 영들아, 당장 떠나거라!”
CPBC 김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