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신의 인플루언서’로 불리는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가 오는 주일 성인품에 오릅니다.
밀레니얼 세대 첫 성인 탄생을 앞두고 전 세계의 눈과 귀가 바티칸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김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소년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의 시성식이 오는 27일 바티칸에서 거행됩니다.
이날은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청소년의 희년 마지막날입니다.
교황청이 아쿠티스의 시성식을 청소년의 희년 기간에 거행하는 것은 또래 성인이 탄생하는 순간을 많은 청소년이 경험하게 하려는 취지로 보입니다.
카를로 아쿠티스의 시성식 날짜가 공개된 건 다섯 달 전입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5월 아쿠티스의 전구로 인한 2번째 기적을 인정했습니다.
지난해 7월엔 추기경 회의에서 아쿠티스의 시성을 공식 승인했습니다.
시성식 날짜는 그로부터 넉 달이 지나서 깜짝 발표됐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 2024년 11월 20일>
“내년 청소년을 위한 희년에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를 시성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카를로 아쿠티스는 1991년 이탈리아인 부모에게서 태어났습니다.
신심이 깊었던 아쿠티스는 뛰어난 IT 기술을 활용해 성체 기적과 성모 발현 기록을 정리한 웹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또 장애가 있는 친구가 괴롭힘을 당하는 걸 막고, 용돈을 아껴 가난한 이에게 기부하는 등 마음이 어진 소년이었습니다.
하지만 백혈병으로 2006년 15살에 짧은 생을 마쳤습니다.
아쿠티스의 명성은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 나갔습니다.
2013년 췌장 질환을 앓던 브라질 소년이 아쿠티스의 유품을 접하고 기도한 후 치유된 일이 기적으로 인정돼 2020년 복자로 선포됐습니다.
두 번째 기적은 2022년에 일어났는데, 코스타리카 여성이 자전거 사고로 중태에 빠졌다가 어머니가 아쿠티스의 무덤에서 기도한 후 회복됐습니다.
아쿠티스의 유해는 아시시 성 프란치스코 대성당에 안치돼 있습니다.
생전에 프란치스코 성인의 가르침에 깊이 공감하며 아시시에 묻히길 원했던 데 따른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 2020년 10월>
“그(카를로 아쿠티스)가 오늘날 젊은이들에게 보여준 삶의 유산은 진정한 행복이란 하느님을 첫째 자리에 두는 데서 찾을 수 있다는 것, 특히 우리의 형제자매들 중 가장 미약한 이들 안에 계신 그분을 섬김으로써 발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가진 재능을 십분 활용해 복음을 전했던 소년 아쿠티스.
창의적인 신앙의 모델을 제시한 아쿠티스의 시성은 전 세계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큰 감화를 주고 있습니다.
<카밀라 마르제티 / 이탈리아 청년>
“복자 카를로의 존재는 고등학교 친구와 같습니다. 저는 그가 저와 가까이 있다고 느낍니다. 그는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도록 도와줍니다. 그분의 계획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게 해줍니다.”
CPBC 김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