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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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원주교구 사목교서] ‘가정의 평화’가 모든 것을 이루는 그 시작

가정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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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올해를 ‘가정의 해’로 선포합니다. 예수님은 첫 기적을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행하셨습니다.(요한 2,11 참조) 혼인을 축복하신 것입니다. 혼인으로 비롯되는 가정은 작은 교회이며,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것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공동체입니다. 그러므로 가정은 사랑의 학교입니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란 말이 있습니다. 가정의 평화가 모든 것을 이루는 그 시작이라는 뜻입니다. 행복한 본당 공동체의 기준은 본당에 소속된 행복한 가정들입니다. 그런 가정이 얼마나 많으냐에 달려 있습니다. 가정의 기둥은 부부입니다. 부부 사랑은 가정에 행복이 피어나게 합니다. 행복한 가정이 걸어가면 세상의 평화가 뒤를 따릅니다. 그리스도교 가정은 세상의 평화, 인류의 행복이라는 중대한 사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가정의 행복을 위한 프로그램이 부족합니다. 결혼하는 남녀들 대부분이 ‘결혼’ 준비는 하지 않고, ‘결혼식’ 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예식장·음식업체 선정, 초대 손님들의 규모, 사진 촬영, 혼수 등에 관심을 보입니다. 사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두 사람이 어떻게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아갈 것인가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날의 많은 사회 문제들이 가정에서부터 출발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한 가정에서 아버지와 어머니가 서로 사랑으로 대화하고 문제를 함께 풀어갈 때, 또 부모가 자녀들을 사랑으로 돌보고, 자녀들이 부모에게 효도할 때 일치가 됩니다. 나자렛의 성가정이 훌륭한 모범이 됩니다.

이러한 가정의 일치와 서로의 사랑은 본당 공동체가 하나가 되는데 중요한 밑바탕이 됩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자녀들 세 요소가 하나의 일치를 이루는 모델은 나아가 가정과 본당과 사회 세 요소가 일치를 이루는 중요한 모델이 됩니다. 가정이나, 본당이나 사회 공동체가 일치를 이루는 가장 근본적인 모델은 바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하나가 되고 일치할 수 있는지 삼위일체의 신비를 통해서 알게 됩니다. 삼위일체 신비는 하느님의 존재가 어떤 것인지 알아내려는 철학적·이성적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아버지로 부르면서, 그분을 대화 상대자로 대하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역사적 체험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교리입니다. “아버지와 나는 하나입니다.”(요한 10,30) 아버지에 대한 철저한 예수님의 사랑에서 비롯합니다. 삼위일체 신비는 사랑의 신비입니다.

결국 우리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 우리를 지어내신 뜻이 그렇기 때문에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과 그분의 사랑 안에서, 그 사랑으로만 일치될 수 있습니다. 그것을 우리는 일상의 삶에서, 무엇보다도 우리 가정 안에서 체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신앙의 가정은 그 하느님의 삼위일체의 신비를 드러내야 합니다.

원주교구의 모든 교우들과 수도자와 사제들에게 삼위일체 하느님 사랑의 은총을 빕니다.


원주교구장 조규만 바실리오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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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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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 22장 39절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또한,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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