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은 마산교구 설정 6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희망의 공동체를 구현하도록 초대받은 은총의 해입니다.
레오 14세 교황께서 발표하신 첫 사도 권고 「내가 너를 사랑하였다(Dilexi Te)」는 우리가 어떻게 희망의 공동체를 일구어 가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교황은 “주님을 향한 사랑은 가난한 이들을 향한 사랑과 하나입니다. 비천하고 힘없는 이들과의 만남은 역사 안에서 주님을 만나는 근본적인 방식입니다”(「내가 너를 사랑하였다」 5항)라고 하시며 가난한 이들이 누구인지 살펴볼 것을 당부하십니다.
가난한 이들은 경제적 빈곤자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인공지능(AI) 시대의 어린이와 청소년, 청장년과 노인, 이주민과 생태환경이 가난한 이들에 속합니다. 따라서 이들과 함께 걸어가는 희망의 공동체, ‘가톨릭’ 교회가 되기 위한 새로운 사목적 시각이 절실합니다.
1. 어린이와 청소년 사목
주일학교 봉사와 책임을 맡은 분들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주일학교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본당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주님을 만나는 근본 방식이 무엇인지 찾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주일학교가 없는 본당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한데 모여 신앙을 배우고 체험을 나눌 수 있도록 지역, 지구 연합 공동체 장을 마련해 나가는 일이 시급합니다. 교구는 AI 시대에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과 윤리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힘쓸 것입니다.
2. 청장년 사목
청장년들이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사목적 관심이 절실합니다. 본당 공동체 안에 청장년의 자리를 마련, 40~50대 부모 세대를 위한 전문적인 조직과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특별히 2027년 세계청년대회(WYD) 마산교구 대회는 교구 청년들이 신앙을 쇄신해 나가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3. 노인 사목
노년층을 세분화하여 각 연령대에 따른 맞춤 사목 지침을 마련하고, 본당 현실에 맞는 노인 사목 전담 기능을 보강해야 할 것입니다. 교구는 병원 사목과 연계하여 노인 신자들의 영적 돌봄이 이루어지도록 지구 차원의 연대 방안을 마련할 것입니다.
4. 이주민 사목
교구는 이주 사목 역량을 강화할 것입니다. 특히 농어촌 지역 이주민이 교회의 따뜻한 환대를 느낄 수 있도록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영적 쉼터를 확대하고, 자국 사제가 교구에서 사목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입니다.
5. 생태환경 사목
교구민 전체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공동의 집인 지구를 살리는 일에 동참하도록 교구 생태환경위원회와 본당 생태환경분과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교구는 구체적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 세대가 안정된 삶을 영위해 나가는 터전을 물려줄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가난한 이들과 함께 걸어가는 희망의 공동체
교구설정 60주년 은총의 해는 가난한 이들에 대한 실천적 사랑으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가난한 이들과 함께 걸어가는 희망의 공동체를 이룰 때, 시노달리타스는 우리 사목 전반에 뿌리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마산교구장 이성효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