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은 군종교구 ‘7성사 여정’의 다섯 번째 해로, 교구 사목표어를 “‘작은 가정교회’를 이루는 혼인성사의 해”로 정하였습니다. 우리 교구는 지난 4년 동안 성체성사(2022년), 세례성사(2023년), 고해성사(2024년), 그리고 견진성사(2025년)를 묵상하며 신앙의 여정을 걸어왔습니다. 혼인성사를 묵상하는 2026년에는 사랑의 보금자리인 가정이 더욱 성화되고, 장병과 가족 구성원 모두가 주님 안에서 행복을 누리시기를 기원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모습을 닮은 사람을 창조하시며 남자와 여자가 결합하여 한 몸을 이루게 하셨습니다.(창세 1,26;2,24) 이렇게 하느님께서 제정하신 성사인 혼인은 그 자체로 지극히 숭고합니다. 혼인성사를 통하여 이룩된 가정은 생명을 잉태하고 신앙을 전수하는 ‘작은 교회’입니다. 그러므로 가정에서 아버지는 하느님의 자비로움을, 어머니는 성모님의 자상함을 자녀들에게 보여주어야 합니다.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우리는 대가족 제도의 아름다움 속에 최소 2~3세대가 함께 모여 살았습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경륜을 전수 받으며, 부모님의 사랑 속에 자녀들이 건강하게 성장하였습니다. 비록 물질적으로는 빈곤하였지만, 가족의 따스함은 모든 부족함을 채워주기에 모자람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는 안타깝게도 핵가족, 1인 가구가 급증하는 가운데, 물질주의와 개인주의가 팽배해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부모는 가정 안에서 신앙의 본보기가 되고, 자녀는 부모를 공경하는 문화가 회복되어야 할 것입니다.
병사들이 머무는 군대 역시, 또 하나의 가정입니다. 부대 안에서 모든 간부는 병사들과 소통하며 그들을 따뜻이 보살핍니다. 함께하는 공동체로서 품위 있고, 온기 가득한 병영이 될 때 그곳에서 생활한 사람들이 제대 후에 가정과 사회 그리고 세상을 건강하게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입니다.
병사 여러분도 머지않아 좋은 배우자를 만나 가정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그러면 너는 주 너의 하느님이 너에게 주는 땅에서 오래 살 것이다”(탈출 20,12)라는 말씀을 마음에 잘 새기며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2026년도, 사목지침을 위한 실천 사항을 다음과 같이 권고합니다. 1. 혼인장애로 성사 생활이 제한된 가정을 위한 ‘혼인성사’ 거행.
2. 외짝 교우 가정의 비신자 배우자를 위한 ‘교리교육/세례성사’ 거행.
3. 혼인의 의미와 부부의 사랑을 돈독하게 하는 ‘합동 혼인 갱신식’ 거행.
4. 온 가족이 매달 첫 주일 교중 미사에 참례하며 ‘가정미사 봉헌’.
5. 온 가족, 장병 저녁기도 및 축복받기.
6. 병사: 한 주간에 한 번 이상 ‘부모님께 안부 전하기’. (전화/문자)
7. 제대 후, 결혼할 때 성당에서 ‘혼인성사’ 하기/ ‘자녀 출산’ 장려.
2026년 새해는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주신 생명과 축복의 시간입니다. 가족 구성원이 일치하고 생활관의 전우들이 서로 사랑하면, 사회가 밝아지고 세상이 더욱 평화로워질 것입니다.
군종교구장 서상범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