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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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지만 신앙 열정만큼은 뜨겁다, 캄보디아 청년들 “서울에서 만나요”

[찾아가는 WYD] 캄보디아(상) 캄퐁참지목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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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인당 국내총생산(GDP) 3000달러를 겨우 넘어 최빈국을 벗어난 나라. 비행기에서 내려 수도 프놈펜을 벗어나자마자 비포장도로가 반기는 곳. 캄보디아에는 우리나라에서 20년 전 단종된 쌍용차 이스타나가 여전히 거리를 달리고 있다. 아스팔트보다 흙길, 승용차보다 많은 오토바이는 우리의 1970년대를 연상케 했다.

가톨릭대 신학대학 교수 방종우 신부를 비롯한 ‘찾아가는 순례단’이 6월 30일부터 약 일주일 동안 캄보디아 교회 청년들과 만났다. 한국을 대표해 방문한 순례단에는 서울 WYD 봉사자 김아름(테레사 베네딕타)·김예은(젬마)씨도 함께였다. 이들은 캄퐁참지목구에서 3박 4일 동안 쩜락·께오시마성당을 방문해 현지 신자들을 만나고, 지목구청과 학교 등지를 찾아 지목구 젊은이들과 서울 WYD 및 신앙으로 교류했다. 캄보디아 교회 청소년·청년들과의 만남을 2주에 걸쳐 전한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

 
캄퐁참지목구 청년들이 민속춤을 추고 있다.



작지만 젊은 교회 캄보디아 
최빈국에 복음화율 0.12  불과 
청년 신자 유입 크며 교육에 힘써 

2027 서울 WYD에 관심
선교사 없이 태동한 한국 교회사에 놀라
한국 문화 심취, WYD 참여 기대 커 




젊은이들로 불씨 살리는 캄보디아 교회

캄보디아는 젊은 국가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2020년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평균 연령이 25.6세에 불과하다. 이곳 가톨릭 신자 청년들의 열정은 타 지역 교회 못지 않다. 예비신자 교육부터 세례까지 평균 3년이 걸리는데도 신앙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모두 노력을 기울인다. 예비신자임에도 본당에서 사제를 돕는 역할을 척척해내고, 한국 순례단을 만나고 싶어 차로 9시간이나 걸리는 지목구청까지 단숨에 도착할 만큼 순수함을 간직한 이들이다. 아울러 베트남계 주민, 소수 민족 공동체만의 강점을 지켜나가는 등 다양성과 역동성이 넘치는 나라다.

캄보디아에 가톨릭 신앙이 전파된 건 470년 전. 긴 역사에도 캄보디아 교회는 초기 교회 공동체 모습을 지니고 있다. 가톨릭 교세는 전체 인구의 0.12에 불과하다. 군사정권의 영향으로 교회는 자선에 치중한 비정부기구(NGO) 성격에 그칠 때도 많다.

캄퐁참지목구는 초·중등 교육에 힘쓰면서 젊은 신자 유입에 힘쓰고 있다. 프놈펜대목구 부주교 순 탕리(캄퐁참지목구장) 주교 임명자는 “캄보디아에는 여러 민족이 어우러져 살고 있어 교리교육에 특히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하나의 신앙으로 뭉치기 위해선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들을 한데 모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들에게 소속감을 심어주는 것이 우리 사목의 1순위”라고 덧붙였다.

이곳에 신앙의 기틀을 다진 인물은 지난 1월 선종한 프랑수아 퐁쇼(1939~2025, 파리외방전교회) 신부. 킬링필드의 실상을 프랑스에 보고했던 퐁쇼 신부는 캄퐁참지목구 내 성당마다 유치원 등 아이들을 위한 시설을 마련했다. 퐁쇼 신부의 노력으로 설립된 캄퐁참지목구 내 첨루엉 비헤아 고등학교는 올해 12학년(고3) 전원이 대학 진학에 성공했다.

학생들은 학업과 교리교육에 열심이다. 가톨릭계 학교 학생들은 대다수가 예비신자임에도 기도문을 다 외운 이들이 상당수다. 이른 새벽 매일 봉헌되는 미사에도 학생들은 온전히 자신의 하루를 봉헌하고자 성당에 자리한다. 첫째 날 저녁 성당에서 거행된 떼제 기도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었다. 장시간 무릎기도에 힘이 부칠 법도 한데 학생들은 하느님을 향한 마음을 품은 채 눈을 감고 있었다. 떼제 십자가와 초 앞에 앉아서도 침묵 속에 기도를 바치고 십자가에 입을 맞추며 신앙을 되새기는 모습은 거룩함마저 자아냈다.

다양성 역시 캄보디아 교회에 역동성을 더하고 있다. 2년 전 파견된 김성준(한국외방선교회) 신부는 "캄보디아는 인구가 많지 않지만 지역별로 다른 모습"이라며 "베트남 민족·현지인·소수민족 등 각각의 공동체 강점들이 다 다르고 이 역동성이 모여 캄보디아 교회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또 “학생들과 젊은이들이 벌써 서울 WYD를 무척 기대하고 있다”며 “한국 교회가 손을 내밀어 주는 것은 이곳 청소년들에게 신앙에 대한 관심을 북돋아 주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방문했던 지목구 내 께오시마 교회는 지역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마을 이장 루(다미안)씨는 지난해 새 성전이 축성되기 전 옛 성당 부지를 교회에 무상으로 내주는 등 헌신적이었다. 루씨를 필두로 본당 내 신자들은 여러 가정에 신앙을 전파했고, 현재 많게는 한 달에 다섯 가정이 신앙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방 신부와 김 신부, 지목구 내 사제들이 건강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루씨 가정을 방문했다. 사제들이 안수를 주자 루씨는 연신 감사함을 표했다.

 
찾아가는 WYD 순례단과 캄퐁참지목구 쩜락본당 신자들이 서울 WYD 로고 깃발을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가톨릭대 신학대학 교수 방종우 신부가 쩜락본당 내 학교 학생들에게 안수하고 있다.
 
캄퐁참지목구 청년들이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관련 발표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K-컬처와 한국 교회에 대한 관심

“서울? WYD? 교황님? 우리가 정말 한국에 갈 수 있다고?”

순례단이 서울 WYD와 한국 교회에 관해 소개하자 청년들의 눈이 번쩍였다. 청년들은 한글 필체가 예술적으로 표현된 서울 WYD 로고에 특히 관심을 기울이며 사진 찍기에 바빴다. 순례단이 로고 배지와 스티커를 나눠줄 때에도 눈을 떼질 못했다.

“선교사 없이 어떻게 교회가 만들어졌어요?” “순교자들이 죽음 앞에서도 믿음을 잃지 않은 이유가 뭐예요?”

‘찾아가는 WYD’는 서울 WYD에 참가하고 싶은 열망은 크지만, 여건상 어려운 지역 교회를 방문해 교류하고 대회 참여를 돕고자 마련된 서울대교구의 프로젝트다. 하지만 이번 만남은 단순한 초대를 넘어 지역 교회끼리 교류하고 관심을 나누며 신앙으로 일치하는 시간이 됐다. 캄보디아 청소년·청년들은 처음 접한 한국 교회사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이며 질문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미 캄보디아 청년들은 한국 문화에 깊이 빠져들어 있었다. 드라마와 라면 등 K-컬처에 심취한 청년들도 많았다. 티다(19)양은 “한국 드라마를 많이 보고 있고, 한국 문화가 좋다”며 “2027 서울 WYD 개최 발표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가고 싶은 마음과 기대를 품고 있다”고 전했다.

 
캄퐁참지목구장 순 탕리 주교가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세계 젊은이 하나로 이끄는 서울 WYD 되길

캄보디아는 그리스도인 수가 적은 만큼 사제·수도자도 적다. 지목구별 현지인 사제 수는 한 손에 꼽을 정도다. 프놈펜대학교와 성 요한 비안네 신학대학에서 신학을 가르치는 강인근(예수회) 신부에 따르면 올해 기준 현지 신학생은 8명에 불과하다.

캄보디아 주교와 사제들은 교황과 세계 젊은이들이 함께하는 2027 서울 WYD라는 큰 신앙 축제가 아시아 교회 전체에도 신앙의 힘을 전해주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

지목구 캄퐁참본당 주임 세 삿 신부는 “우리 젊은이들이 서울 WYD에 참가한다면, 교황을 만나고 다른 나라 청년들과 교류하면서 자신들이 지녀온 신앙을 널리 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교회가 젊은이들을 하나로 모으는 아시아 교회의 구심점이 돼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순 탕리 주교는 “성당에서 주님 말씀과 교리를 배우고, 교회와 사제들의 보살핌을 받은 청소년들이 우리 사회에서 해낼 역할은 무궁무진하며, 특별히 이들이 서울 WYD에 참가한다면 더 큰 의미로 신앙과 자신들의 미래를 배울 것”이라며 “한국 교회 또한 서울 WYD를 통해 아시아 교회들과 더욱 긴밀히 교류해주고, 나아가 많은 젊은이가 성소를 가지고 신앙을 키우도록 도와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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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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