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앞두고 공식 기도문을 준비하는 피정이 열렸습니다.
전국 교구 청년을 비롯해 외국인 청년, 사제와 수도자들도 함께 했는데요.
그 현장을 김정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삼삼오오 둘러앉은 청년들.
2년 뒤 있을 서울 세계청년대회 때 함께 바칠 기도문을 준비하기 위해섭니다.
전 세계 청년들과 함께 바칠 그날을 떠올리며 정성껏 기도문을 써 내려갑니다.
진지한 표정 속에서도 웃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10개의 조에서 마련한 각기 다른 기도문.
청년들은 서로의 기도문을 찬찬히 읽어보며 기도문과 구절에 스티커를 붙입니다.
각 조의 기도문이 한데 모이자, 참가자들은 화면을 보며 단어와 문장을 다듬어 나갑니다.
기도문에 담고 싶은 뜻을 나누며, 의견을 모아갑니다.
많은 인원이 모인 만큼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은 쉽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참가자들은 '시노드'를 통해 개개인의 기도를 전체의 기도로 만들어갑니다.
<이희천 신부 / WYD 지역조직위원회 사목 사무국장>
"시노드 과정을 통해서 한다는 것들은 효율성만 따진다면 그것들이 비효율적일 수 있겠죠. 젊은이들의 소리를 듣는다는 건 또 어려울 수 있고 이렇게 한자리에 모여서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도 어려운 시간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과정 자체가 굉장히 큰 의미들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면 청년들은 기도문에 무엇을 담고 싶었을까.
나이도, 성별도, 지역도, 국적도 달랐지만, 세계청년대회 때 함께 바칠 기도문이 청년들에게 위안이 되길 바라는 마음만은 같았습니다.
<민성경 실비아 / 광주대교구 금호동본당>
"힘든 세상이지만 용기를 내고 나아갈 수 있다는 마음을 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해서 열심히 기도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최선재 노엘 / 부산교구 남목본당>
"청년들이 다 함께 읽으면서 좀 울림이라든지 좀 깨달음을 많이 얻을 수 있는 그런 기도문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하는 마음을 가지고 참석을 하게 되었습니다."
<김민우 라파엘 / 전주교구 나운동본당>
"젊은이들 특히 지금 냉담 교우들, 쉬는 교우 그리고 주님을 아직 믿지 않고 생활하고 있는 청년들이나 그런 모든 이들이 주님의 자비하심에 함께할 수 있도록 그 내용을 담고 싶었습니다."
긴 시간 끝에 남은 건 완벽한 문장이 아닌, 서로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었습니다.
<정인혜 수녀 / 성가소비녀회 총원>
"제가 느꼈던 감정은 다양한 젊은이들이 함께 모여서 하나의 기도문을 완성해 가는 그 과정 안에 성령께서 함께하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의견이 많았는데도요. 그 하나의 기도문으로 완성해 가는 그 과정에서 서로 배려하고 이해하면서 완성해 가는 과정이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이번 기도문에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청년들의 마음까지 더해졌습니다.
필리핀을 비롯해 베트남, 나이지리아, 아르헨티나,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등 아시아에서 아프리카까지 여러 대륙의 청년들이 함께 모여 기도문을 만들었습니다.
<마리아 / 서울대교구 국제본당>
"WYD는 국제적인 행사인데 한국인 젊은이들 목소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외국인들, 여기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목소리도 중요한 거죠. 그래서 초대받아서 행복하게 여기 오게 됐어요."
각 조에서 마련한 기도문 초안은 피정 마침 미사 때 봉헌됐습니다.
1박 2일 간 진행된 피정이 끝난 뒤에도 청년들은 계속해서 수정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수정이 끝난 기도문은 주교회의 추계정기총회에 상정됐고, 10월 16일 최종 승인을 받았습니다.
레오 14세 교황은 11월 23일 제40차 세계 젊은이의 날에 기도문을 공식 발표할 예정입니다.
청년들이 함께 써 내려간 이 기도문은 2027년 서울에서 전 세계 청년들의 목소리로 울려 퍼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CPBC 김정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