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조직위원회, 정부, 서울시 관계자들이 5일 기자간담회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직위 제공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가 이제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세계 청년들을 맞이할 준비는 어디까지 됐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역시 현실적인 문제들이다.
숙소는 충분할까? 다른 종교도 참여할 수 있을까? 폐막미사는 왜 서울공항에서 열릴까?
어제 열린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기자간담회에서는 이런 궁금증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기자간담회 질의응답 내용을 5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1. 50만명 숙소 어떻게?
세계 청년들을 맞이하는 데 가장 큰 과제는 숙박이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조직위원회는 5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동숙박시설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웬만한 도시 하나가 움직이는 규모인 만큼 만만치 않은 일이다.
1차적인 방안은 성당과 신자들의 홈스테이다. 총괄 코디네이터 이경상 주교는 "현재 217개 성당에서 총 27만 명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주교는 "본당별로 몇 명을 맞이할 수 있을지 주임신부들과 직접 소통하며 수용 규모를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서울시도 힘을 보탠다. 정부는 학교시설을 활용해 약 10만 명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 등이 구체적인 학교 규모와 사용 조건을 협의 중이다. 서울시는 체육관과 강당 등 공공시설을 활용해 4만 명을 수용한다는 목표다. 올해 안에 공공시설의 구체적인 장소까지 확정해 조직위원회에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교회, 정부, 지자체가 숙소 마련에 힘쓰고 있다. 다만 현재 제시된 숫자는 목표와 추산 규모로, 실제 확보 여부와 안전 점검 등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참가자 등록은 내년 5월 31일까지 진행된다. 조직위원회는 등록이 마무리돼야 숙박 배정이 구체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 다른 종교도 함께할 수 있을까?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는비그리스도교 국가에서 처음 열리는 세계청년대회다. 그런 만큼, 불교나 개신교 등 다른 종교의 협조를 구하는 방안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경상 주교는 "세계청년대회는 가톨릭교회가 주관하는 국제 행사인 건 분명하다"면서도, "종교나 신앙 여부에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사와 기도뿐 아니라 젊은이 축제, 문화예술 및 역사 프로그램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이 주교는 특히 "가톨릭 교세를 확장하겠다는 욕심은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순택 대주교는 "본대회 중에 다른 종교 청년들이 교황과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7대 종교지도자협의회 차원에서 같이 협력하겠다는 공동성명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각 종교의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사랑과 자비, 만남이라는 공통의 가치를 나누자는 취지다. 가톨릭교회 행사이지만 가톨릭 신자만의 축제로 만들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3. 왜 서울월드컵경기장과 서울공항일까?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당시 시복미사가 열린 곳은 서울 광화문광장이었다. 한국 천주교회의 순교 역사를 간직한 상징적인 장소였다. 그런데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개막미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특히 밤샘기도와 파견미사는 성남 서울공항에서 진행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왜 광화문광장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이경상 주교는 가장 큰 이유로 시민 불편 최소화와 안전을 꼽았다. 2014년 시복미사는 일요일 반나절만 진행됐지만, 이번 대회는 여러 날에 걸쳐 행사가 이어진다. 광화문광장을 사용하면 세종로 등 주요 도로를 여러 날 통제해야 해 시민들의 일상에 상당한 불편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행사 인원도 고려됐다. 조직위원회는 광화문광장 수용 인원은 최대 40만 명 정도로 보고 있지만, 서울공항은 100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주교는 서울공항이 생각보다 멀지 않고 교통이 편리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주변에 지하철역이 4개나 있고, 대중교통으로 충분히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세계청년대회는 순례의 성격을 띄기 때문에 행사장까지 일정 구간은 걸어야 한다. 이에 따라 참가자들은 약 2.8~4㎞를 걸어서 이동하게 되는데, 이 주교는 마라톤 행사처럼 이동 경로에 음료를 제공하고 쿨링 포인트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주교는 "서울공항에 활주로 일부를 제외하면 잔디밭이 많고, 간이 화장실과 오폐수 처리 등 행사 운영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관계 부서와 군 당국과 얘기해서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4. 한여름에 100만명, 폭염 대책은?
장소만큼이나 걱정되는 것이 날씨다. 본대회가 열리는 8월 초는 서울의 무더위가 한창인 시기다. 특히 마지막 파견미사에는 약 100만 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돼 폭염과 인파 밀집에 대한 우려가 크다.
조직위원회가 내놓은 대책은 다양하다. 우선 군중 이동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거나 이동이 막힐 수 있는 위험 구간을 사전에 분석한다. 현장에서는 CCTV와 AI를 활용해 인파 밀집도를 파악할 계획이다.
폭염 대책으로는 그늘과 냉방쉼터, 식수 공급, 살수, 개인 냉각 지원 등을 준비하고 있다. 체감온도뿐 아니라 습구흑구온도(WBGT)를 활용해 기상 상황에 따른 대응 수준도 정할 예정이다. 폭염뿐 아니라 집중호우도 변수다. 기상 악화가 심할 경우 행사 축소, 중단, 재개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관계기관과 협의해 매뉴얼에 담기로 했다.
이경상 주교는 2023년 포르투갈 리스본 WYD 당시 현장 기온이 섭씨 40도였던 사례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정성을 다하는 환대의 모습을 보임으로써 감동을 줄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5. 왜 가장 더운 8월 초에 열릴까?
폭염 걱정이 큰 만큼, 대회 시기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실제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행사 시기 변경을 요청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이경상 주교는 8월 초를 선택한 것은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기상청 통계자료를 참고해 장마가 끝나고 태풍이 오기 전인 시기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교시설을 숙박시설로 활용하려면 방학 기간을 놓칠 수 없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회를 일주일만 늦춰도 개학이 임박해 학교시설을 사용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8월 초는 학생들의 방학 기간이고, 휴가를 떠나는 서울시민도 많아 행사 공간 확보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이 주교는 이미 전 세계 WYD 관계자들에게 대회 일정이 공지된 사실도 전하면서 "한국의 공간상의 현실과 여러 가지를 볼 때 그때가 제일 적합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결국 '8월 초 개최'는 폭염이라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숙박시설 확보와 참가자들의 참여 여건, 국내 시설 활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세계 청년들을 맞이할 준비, 이제는 실행 단계에 들어샀다. 이번 기자간담회에서 확인된 것은 서울 WYD가 더 이상 교회만의 행사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50만 명의 잠자리를 마련하려면 본당과 신자들의 참여는 물론 정부와 교육청, 지자체의 협력이 필요하다. 대규모 인파 관리와 교통, 의료, 폭염 대책도 관계기관이 함께 풀어가야 한다. 다른 종교와 시민들의 참여 역시 중요하다.
2027년 여름, 세계 청년들이 기억할 서울은 어떤 모습일까? 그들이 서울에서 경험할 환대는 세심하게 준비된 숙소와 안전한 이동, 따뜻한 만남 속에서 완성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