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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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선주일] 돈, 어떻게 써야 할까요

돈에 사랑과 희망의 날개 달아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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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크리스마스 캐럴`의 한 장면.
 
 
   찰스 디킨스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에는 스크루지가 등장합니다. 못된 구두쇠 스크루지를 모르는 분은 없을 겁니다. 그는 돈이 매우 많았습니다. 하지만 재물을 모을 줄만 알았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쓸 줄은 몰랐지요.

 그러던 어느 성탄 전날, 7년 전에 죽은 동료 말리가 나타나 그에게 그의 과거와 현재, 미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는 곧 깨닫습니다. 지금처럼 산다면 앞으로 자신이 갈 곳은 유황이 끓는 지옥뿐이라는 것을 말이죠.

 말리 덕분에 스크루지는 루카복음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 중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루카 12,20)는 구절을 떠올렸나 봅니다. 소설은 스크루지가 회개하고 가진 것을 나누며 전혀 다른 삶을 살아 존경받는 인물이 됐다는 행복한 결말로 끝을 맺습니다. 그러면서 어려운 이웃에게 가진 것을 나눌 줄 아는 `자선`이야말로 진정한 성탄절의 의미가 아니겠느냐고 묻습니다.

 오늘은 자선주일(16일)입니다. 세상을 사는 데 필요한 돈이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양면을 소개합니다.


생활고로 죽음에 내몰리는 서민들, 안타까운 사연 줄이어
반면 금품수수 비리, 절도, 살인 등 돈으로 벌어지는 비극
자선은 하느님 사랑드러내는 그리스도인 본분 명심해야
적은 금액이라도 복지시설,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 전해줘
자선 앞장서는 마음, 실천 자녀에게는 훌륭한 유산 돼





 
▲ 돈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그 값어치가 달라진다.
같은 돈이라도 이웃에게 생명을 주기도 하고 타락의 길로 내몰기도 한다. 삽화=임선형
 
 
# 돈이 없어 벌어진 사건들, 악한 돈의 결말

   지난 6일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혼자 살던 30대 여성이 숨진 지 7개월 만에 변사체로 발견됐습니다. 그 여성은 생활고에 시달려왔던 정신질환자였습니다. 은둔생활 끝에 먹을 것이 떨어지자 그대로 집에서 굶어 죽은 것입니다. 경찰이 조사해보니 지난 5월 이후 공과금이 밀려 있었고, 집안에 음식이라고는 전혀 남아 있지 않은 상태였다고 합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들은 그 여성이 경제적으로 궁핍했는지, 정신질환으로 집에 숨어 지냈는지 거의 알지 못했습니다. 이웃에게 조금만 관심을 두고 도움을 줄 수 있었다면 안타까운 죽음은 일어나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이에 앞서 11월에는 전남 고흥군의 한 시골 마을에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전기요금을 제 때 내지 못한 할머니와 어린 손자가 잠을 자다 숨진 이른바 `촛불 화재사건`입니다. 이들은 6개월간 밀린 전기요금 15만 7740원을 내지 못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들이 밀린 전기요금은 한 달 평균 2만 6290원 꼴입니다. 전기가 끊기자 얼어붙은 두 손을 촛불로 녹여야 했고, 잠이 들었을 때 초가 쓰러지는 바람에 불이 났던 것입니다.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가난 때문에 먹거리를 구할 수 없어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한 아프리카 어린이가 50만 명에 달합니다. 케냐와 소말리아 등은 지난해 기록적 가뭄으로 식료품 가격이 폭등, 매일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들이 아사(餓死) 위기에 처했습니다. 유니세프는 아프리카 북동부에서만 어린이 200만 명이 영양실조에 걸렸다고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지구촌 어느 편에서 누군가가 굶어 죽어갈 때, 또 다른 누군가는 호의호식하며 구두쇠 스크루지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뉴스를 보면 금품수수ㆍ비리ㆍ위조ㆍ절도ㆍ살인 등 돈 때문에 벌어지는 사건 사고는 하루에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쏟아집니다. 돈이 많다고 꼭 좋은 것만은 아닌 듯합니다.

# 생명, 사랑이 되는 착한 돈

 돈은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 값어치가 달라집니다. 같은 액수의 돈이라도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이웃에게 생명을 주기도하고 타락의 길로 내몰기도 합니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하루 끼니를 걱정해야 하고, 몸 하나 뉘일 곳을 걱정하는 이웃들이 참 많습니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김운회(춘천교구장) 주교는 올해 자선주일 담화에서 "자선은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그리스도인의 생활 방식이며 그리스도인의 본분"임을 일깨웠습니다. 자선은 또한 `속죄의 길`이며 `하느님 축복을 받는 길`이고, `영원한 생명을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주님 사랑을 받으려는 분들은 자선을 향한, 어려운 이웃을 향한 사랑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해야 합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자선 행위를 옥새처럼 귀하게 여기시고 당신의 눈동자처럼 아끼신다"(집회 17,22)는 구절을 묵상해야겠습니다.

 돈을 `착하게 쓰는` 자선의 방법은 다양합니다. 일정 금액을 복지시설이나 어려운 이웃에게 후원하는 것입니다. 간편하지요. 하지만 이는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자선을 통해 어려운 이웃이 삶의 희망을 얻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가슴이 찡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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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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