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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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은 천문의 해] 우주시대의 신학적 지평을 열며<3>

우주 알면 알수록 하느님 신비 놀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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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하나이며 그 원천은 바로 하느님
창조에 대한 새로운 사실, 믿음 더 크게


   우리는 지금 우주 내부와 외부의 대 출애굽이 이뤄지는 시기에 살고 있다. 우주 외부로는 1609년 갈릴레오가 망원경을 발명한 이후로 1920년대 아인슈타인의 우주상수(cosmological constant)와 허블의 팔로마산 망원경을 통한 탐구조사가 이뤄졌다. 이에 따라 우리는 빅뱅과 우주 나이, 구조, 그리고 시간적 공간적으로 계속 팽창하는 우주 지식을 얻게 됐다.
 지구는 하나의 별 주변에 공존하고 있고, 그 별 자체는 은하수 은하계에 있는 3000억 개 별들 중 하나이며, 은하수 은하계는 광대한 우주에 있는 1조 개의 은하계들 중 하나라는 것이다. 우주공간에서 찍은 지구의 사진을 봄으로써 우리는 집이라고 부르는 지구의 완전성, 단일성, 아름다움 등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미생물학의 아버지 레벤후크(1632~1723)가 현미경을 발명한 이래 과학자들은 또한 실제로 우주공간 내부, 분자 내부로 뚫고 들어가는 기술들을 개발해 냈다. 우리 이전에는 그 어느 누구도 분자의 핵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이가 없었다. 과거에 사람들은 분자 안에는 아무 것도 없으며, 분자란 물질을 구성하는 최하 단위 구성입자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우리는 분자가 우주 내면을 드러내는 베일과 같은 것임을 안다. 이 내부구조는 우리가 이전까지 생각했던 것과는 엄청나게 차이나는 것으로, 이는 분자가 변화됐기 때문이 아니라 분자를 이해하는 우리 능력이 변했기 때문이다.

우주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

 우주내부에서 가장 작은 것과 우주외부에 가장 큰 것도 결국은 텅빈 잠재력의 바다라는 사실에 과학자 자신들도 깜짝 놀랐다. 이 사실은 이제 더 이상 `물질`에 대한 우리의 과거 생각과 일치하지 않는다. 우주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는 물질과 정신의 이원론을 떨쳐버리게 하고, 우주의 근본적 단일성을 드러낸다. 세포나 별들, 지구, 지구의 모든 풍부한 생명체, 인간 자신까지도 이 단일성 안에 엮여 있다.
 이것은 모든 것을 물질과 얼이라는 따로따로 바라보던 우리의 옛 방식으로부터의 출애굽이다. 그러므로 `우주 이야기`는 구 창조론에 도전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우주가 단순히 물질이라는 관념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단지 물질`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실제는 물질 그 이상이었던 것이다.
 오늘날 양자물리학을 통해 우리는 물질 역시 역동성이 있으며, 자신만의 고유한 내면성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됐다. 바위, 다이아몬드, 그리고 쇠로 된 대들보 등 그처럼 단단하고 불변적인 것으로 보이는 이 모든 것들은 깊은 내면에서는 역동적이고 상호관련된 입자와 파장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4가지 사실이 우리에게 하느님 계시에 대한 새로운 빛을 던져준다.
 첫째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우리들의 이해 전환이다. 인간 감각에만 의존해야 했던 초기 인류는 우주 나이를 몇천년 정도로 보았다. 천문학자들은 이제 우주의 나이가 약 130억에서 200억 년 정도 되는 것으로 본다.
 둘째는 우주의 근본적 단일성이다. 우주공간에 대한 이전의 지식은 납작한 지구가 우주의 중심에 있고, 둥그런 하늘이 그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것으로 알았다. 오늘날 우주 개념은 거의 측정이 불가능하다. 우주 내부의 광대함 속에는 존재의 안팎을 넘나드는 기본 구성분자가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양성자는 갑자기 등장한다.
 셋째는 혼동과 창조활동에 대한 개념이다. 우주발생(cosmogenesis)의 광대함 속에서 수 조(兆)에 달하는 은하계가 하나의 단일한 지점으로부터 모두 팽창해 가고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과학자는 실제로 우주가 어느 정도 비율로 팽창해 나가는지도 측정해 내고 있다.
 넷째는 모든 분자의 원자핵은 4개의 신비한 내부적 힘에 의해 함께 결합돼 있다. 이 힘들은 전자기 힘, 중력의 힘, 강한 핵의 힘, 그리고 약한 핵의 힘이다. 이 힘이 없다면 아무 것도 존재할 수 없다. 우주 안에 있는 이 4가지 기본 힘, 혹은 단일성으로 인한 것이다. 이 힘들은 우주의 진화에서 나타난 다른 모든 분자의 특성이기도 하다.
 첫 우주창조의 순간은 너무 강렬하고 격렬한 것으로 그것은 단지 순수한 에너지 덩어리였다. 시간적(창조의 시간)으로 이동하고 공간적(창조의 공간)으로 팽창하면서, 우주는 최초의 구성분자들로 합쳐지게 됐는데, 이것이 바로 최초의 수소분자가 됐다. 수소, 헬륨, 탄소, 그리고 모든 발달된 원소는 이 근본적 통일체로 결합돼 있다. 이것은 바오로가 콜로새 사람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만물이 그분으로 말미암아 존속합니다"(콜로 1,17)고 말한 그 단일성을 우리에게 상기시켜 준다.
 각 분자의 원자핵은 각기 이 4가지 신비스러운 내부적 힘에 의해 함께 결합돼 있으므로, 우주는 하나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새 지식이다. 이것은 우리에게 우주가 어떻게 펼쳐져 왔는지 보여준다. 그러므로 이것은 우리의 원천, 즉 창조주 하느님의 계시인 것이다.
 분자 내부의 발견은 창조주 하느님의 놀라운 계시를 담고 있다.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신학대전에서 모든 단일한 창조물에는 "삼위일체의 흔적이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으며 프란치스코 성인과 힐데가르트 수녀는 이것을 직감으로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130억 년 된 우주의 하나의 단일한 전개과정을 보게 됐고, 한처음부터 우주는 은하수-태양-지구-생명 그리고 인간과 함께 진화해 온 깊고, 내면적 하느님이 주신 활동임을 관찰할 수 있게 됐다.

우주와 믿음의 관계

 하느님이 어떻게 창조했는지에 대해 우리가 얻게 된 새로운 사실은 창조에 대한 우리의 믿음과 모순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지식은 이러한 믿음을 활짝 열어, 하느님의 놀라운 창조력과 모든 창조물과의 관계에서 지금 처한 위기의 지구에 대해 생태윤리적이고 거룩한 응답을 하도록 우리 자신을 더 깊이 성찰케 한다. 우주공간의 내부과 외부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배우게 되면, 우리의 믿음은 또한 우리 앞을 거쳐 간 모든 것들과 우주 속에서의 우리 위치에 대해 하느님 창조를 더 높이 찬미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 영성은 대립적 이분법적 생각에서 벗어나 보다 깊어지고, 모든 창조물에 대해 보다 비폭력적 태도를 갖게 될 것이다.

정 홍 규 신부(대구대교구 경산본당 주임, 산자연학교 교장)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09-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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