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천문물리학자들은 빅뱅 이후 최초 1초 동안 발생한 것 외에는 137억 년 동안 진행돼 온 우주의 역사를 모두 정확하게 과학적 언어로 서술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정리한 논문과 책들을 많이 발표했다. 필자는 이들이 연구하고 서로 비판해가면서 수정을 거듭해 다듬어 놓은 이론들을 흥미롭게 읽었고 그것을 독자 여러분에게 전하고 있다.
여기서 전개하는 필자의 글은 물론 필자 머릿속에서 다시 한 번 더 작업된 것이지만, 과학자들이 발표한 자료를 정리한 것에다가 필자의 철학ㆍ신학적 지식과 하느님께 대한 신앙, 교회와 신자들에 대한 사랑이 첨가된 것일 뿐이다. 그래서 내용에 대해 신뢰해도 좋고 천문물리학자들의 검증을 다시 한 번 거쳐 봐도 좋다.
에너지만 존재하던 초기 우주에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수소가 생성됐다. 수소들은 중력에 의해 서로 모여들었고, 점차 그 양이 엄청나게 많아지면서 내부 압력이 수백만 기압, 온도가 수천만℃에 이르면서 핵융합이 시작됐다. 엄청난 양의 빛과 열을 외부로 방사하는 별이 된 것이다.
오늘날 대덕연구단지에서 이 핵융합을 인위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려고 많은 연구를 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것을 인위적으로 할 수만 있다면 인류는 그야말로 에너지 문제로부터 해방되는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게 된다. 이것이 가능하도록 연구원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기도해줘야겠다.
수소분자들이 헬륨원자로 융합하면서 에너지가 외부로 방출되는 것인데, 이 원리가 아인슈타인의 저 유명한 E=mC2이다. 이것을 이해하려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에너지는 앞에서 정홍규 신부님이 언급한대로 강력, 약력, 전ㆍ자기력, 중력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필자가 이렇게 글을 쓰는 데에 동원된 에너지도, 독자 여러분이 읽는 데에 사용하는 에너지도 모두 이들에게서 유래한 것이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이러한 요소들로 에너지가 구성되어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 기원이 무엇인지, 무엇을 위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못한다. 이 문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내놓을 수는 있지만 그때부터 그는 과학자가 아니라 철학자 또는 신학자 행세를 하는 격이 되고 만다. 과학은 이러한 문제에 답을 던지는 학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철학자와 신학자들은 자연과학이 아무리 빠른 속도로 발전하더라도 함께 하지 못하지나 않을까 염려하거나 휘둘릴 필요가 없다. 자신이 개입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은 언제나 풍부하게 남기 때문이다.
물질의 최소단위는 원소인데, 원소는 다시 원자핵과 전자들로 구성돼 있다.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들로 구성되어 있고, 하나의 양성자는 3개의 쿼크로 구성되어 있다.
오늘날 초끈이론은 그 이하의 세계에 대한 설명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것까지 언급하는 것은 지면관계로 자제하기로 한다. 수소 이외 모든 원소들의 원자핵에는 여러 개의 양성자와 중성자들이 모여 있는데 이들이 모여 있도록 강력하게 붙들어주는 것이 강력으로서 중력의 십억 배가 넘을 정도로 대단히 강하다. 핵융합과정에서 이 에너지의 일부가 E=mC2의 원리에 따라 밖으로 분출하는 것이다. 약력은 우라늄이나 라듐과 같은 원소들에서 분출되는 방사선과 같은 것이고, 전ㆍ자기력, 중력에 대해서는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다.
수소와 헬륨으로만 구성된 최초별에서 핵융합이 진행되다가 수명을 다하면 우주로 폭발해나가면서 그 안에서 만들어진 원소들이 흩어진다. 이러한 순간을 맞이한 별을 `초신성`이라 한다. 내 몸을 구성하고 있는 원소들의 역사가 이렇게 아득한 것은 내 몸의 기원과 유래가 어떠한가를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
전헌호 신부(대구가톨릭대 신학대학장, 환경과 영성 전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