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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교수는 잘 가르치기 위해서도 끝임없이 연구해 그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해야 한다. 대학이나 연구소의 연구원들도 무엇인가를 계속 연구해 논문, 세미나, 제품, 발표회 등으로 결과를 내야 한다.
4년제 대학이 국내에만 약 200개가 있고 교수는 5만 명이 넘는다. 지구촌에 존재하는 대학과 교수 수가 대단히 많고 서로 교류와 경쟁을 통해 지구촌의 지적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연구를 하다 보니 때로는 연구테마를 설정하는 일이 쉽지 않다. 남이 아직 연구하지 않은 분야를 찾는 일도 여의치 않다. 학자들 발표에 따르면, 인류가 아직도 깊이 연구할 영역으로 남은 부분은 분자생물학, 뇌과학, 컴퓨터와 나노기술, 우주천문학이라고 한다.
1997년 1월 초 뉴스로 기억되는데, 당시 앵커가 말한 내용은 인류가 21세기 초반에 달에 집을 짓고 약 3만 명 정도 가서 상주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 말에 대한 나의 머릿속 반응은 `저 뉴스 내용을 누가 작성했을까? 저렇게 쉽게 말해도 되는 것일까?`였다.
우주를 탐험할수록 우리 인류가 살아갈 땅은 지구밖에 없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가르쳐온 지 이미 여러 해가 지난 때였기 때문이다. 수업시간에 가르치는 내용을 지면을 고려해 간단히 정리해보겠다.
인류가 태양계를 벗어난 여행을 과연 할 수 있을까?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은 4.3광년 떨어진 알파 첸타우루스인데 남반구에서만 관측할 수 있다. 1광년은 약 9.46조km이므로 4.3년을 곱하면 40.678조km이다.
달 탐험을 한 아폴로 우주선이 초속 13km를 달렸는데 이 거리를 가자면 약 8만 년이 걸린다. 시간을 줄이기 위해 우주선 속도를 높이는 데에는 상당한 문제들이 따른다. 60가 물로 구성된 우리 인체가 견딜 수 있는 가속도, 긴 기간 좁은 공간에서 불확실한 미래를 염려하며 견딜 수 있는 심리적 부담, 우주선의 수명 등에 한계가 명백하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 한 것은 지구촌에 존재하는 모든 에너지를 동원한다 하더라도 그곳까지 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밤하늘을 비추는 별들이 우리의 고향이긴 하지만 인류가 그 거리를 극복하면서 방문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태양계 안은 어떤가? 수성과 금성은 태양에 너무 가까이 있다. 덩치가 작은 수성은 중력도 약해서 물과 공기를 붙들 힘이 없고 밤낮의 기온 차가 300℃를 넘는다.
두터운 구름에 쌓인 금성은 기압이 90도가 넘고 온난화가 심화되어 내부 온도가 400℃를 넘는다. 2020년 전후로 인류의 화성여행이 가능하도록 현재 각종 실험을 하고 있지만 실현가능성은 매우 낮다.
화성으로 향할 우주선을 지구에서 직접 쏘아 올리기 어렵기에 달에 중간 기지를 만들어야 하고 엄청난 기술력과 정보처리능력을 갖춘 건장한 우주인을 양성해야 한다. 3년이 넘는 불안정한 여행을 견딜 수 있는 몸은 오직 20~30살 젊은이 몸이라고 하는데 그들이 그런 능력을 갖추기가 만만치 않다.
그래서 계획은 거창하지만 실제로 화성 탐험 우주인이 되려고 지원하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목성과 토성은 가스덩어리이고 천왕성과 해왕성은 지구에서 너무 멀어서 엄두조차 낼 수 없다.
이런 저런 이유로 우주를 탐험할수록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더 소중하게 부각된다. 우리는 여기서 태어나 살다가 육신을 이곳에 묻게 되는 지극히 지구적 존재이다. 신앙생활도 지구가 제공하는 조건 안에서 하고 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이 지구를 우리 삶의 터전으로 주셨다는 것을 믿음으로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