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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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주일 특집] 군선교단 홍종식 단장의 군종사랑

교리 배우는 군인들이 아들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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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종식 단장이 백마공소에서 부사관 후보생들을 대상으로 교리교육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건실한 청년이라면 누구나 군대를 다녀온다. 때문에 군에서 연간 4만 명의 세례자를 배출하는 군종교구는 한국교회의 황금어장이라 불릴만하다. 전국에 퍼져있는 군종교구 관할 200여 곳의 성당과 공소에서는 매주 신앙을 찾고자 갈망하는 청년들로 북적거린다.

올해 교구 설정 20주년을 맞이한 교구는 ‘군복음화 25’를 향해 교구장을 비롯한 사제단과 수도자, 교구민들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교구민은 아니지만 교구의 사목지침에 함께하는 이들이 있다. 군선교단이 그들이다. 군종교구를 사랑하는 타교구민들이 모여 지난 2005년에 결성된 군선교단은 교리교육을 필요로 하는 군부대 성당과 공소를 찾아가 아들 같은 군인들을 신앙의 길로 안내한다.

10월 11일, 제42회 군인주일을 앞두고 군 복음화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군선교단의 단장 홍종식(라파엘·59·서울 거여동본당)씨가 펼치는 군종사랑 이야기를 담아본다.

▧ 군인과 함께하는 주말

토요일 오후 6시, 서울 송파대로가 교외로 나들이 나가는 차들로 붐빈다. 꽉 막힌 이 도로에서 홍종식씨의 군선교도 시작된다. 홍씨가 향하는 곳은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특수전교육단 내 백마공소다. 공소에서는 검은 베레의 특전사를 꿈꾸는 부사관 후보생들을 대상으로 매주 토요일 오후 7시에 교리교육이 시작된다. 공소이기에 많은 인원이 교육에 참가할 수는 없지만 꾸준히 찾아오는 이들이 있어 홍씨도 선교사로서 보람을 느낀다.

이날 교리 내용은 ‘칠성사’. 군에서 처음으로 천주교라는 종교를 접한 군인들에게 전달하기에는 쉽지 않은 교리다. 하지만 20대 초반밖에 안 되는 군인들에게 그는 아버지처럼 다가가 어려운 교리도 쉽게 설명한다.

“특전부대의 신조가 ‘안 되면 되게 하라’죠? 믿음이 없다면 결코 성사가 되지 않는 말일 겁니다. 신앙도 마찬가지예요. 믿음이 없다면 존재하지 않습니다. 칠성사는 그 믿음을 바탕으로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선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군인들이 생활하고 있는 환경을 십분 활용하고 그들을 이해해주는 마음이 그가 가진 가장 큰 무기다. 그래서 인지 딱딱한 교리도 마치 아버지가 아들에게 인생 교육을 시켜주듯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다.

이날 교리교육에 참석한 이준철(20·예비신자) 특전부사관 후보생은 “선교사님이 아버지와 같은 마음으로 저희를 돌봐주셔서 천주교에 대해서 알게 되고, 신앙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 아버지와 같은 마음으로

홍씨는 군선교단 초기멤버로 시작했다. 1998년 교리신학원 종교교육학과를 졸업한 그는 동기들과 함께 군선교단을 구성했다. 하지만 그와 군종교구의 인연은 훨씬 먼저 시작됐다. 약 10년 전 특전사 본당 신부가 교리교육을 부탁한 것을 계기로 매주 백마공소를 찾아간 것이다.

“제가 교리를 가르치러 다닌 곳만 3사단, 8사단, 17사단 등이에요. 이제는 거의 반 군인이 다됐죠. 특히 이곳 특수전교육단은 첫 정이 있어서 그런지 가장 마음에 남고 책임감이 들어요.”

선교단 활동은 많은 희생이 필요하다. 황금 같은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포기하고 군인들을 찾아가는 것도 그렇고 젊은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안을 준비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선교단 활동을 그만둘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아들 같은 군인들의 순수한 마음 때문이다.

“3사단에 나갈 때는 아침 6시에 출발해도 늦을 때가 있어요. 그러면 속도를 내니깐 딱지 떼이기도 부지기수였죠. 제가 그렇게 해서라도 가는 것은 저를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 때문입니다. 단 한 명이라도 저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곳을 찾아가는 것이 제 모토거든요.”

세례를 받는 군인들의 만족스러운 모습을 볼 때 가장 뿌듯하다는 그는 “군이 있기에 우리가 편하게 보낼 수 있지만 평소에는 그 소중함에 대해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이 사실”이라며 “군에 있는 젊은이들도 우리 본당의 청년들과 같이 생각하고 더 많은 분들이 군 선교에 관심을 갖고, 동참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 mary@catimes.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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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9-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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