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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의 달에 만난 사람] 에콰도르 과야킬 교구 한용완 신부

텅빈 그들 신앙에 우리 활력과 은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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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용완 신부는 "선교사는 하느님이 사랑이심을 보여주는 이"라며 한국교회가 국내선교뿐 아니라 해외선교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전대식 기자 jfaco@
 


 "한국교회는 성령께서 함께하시는 교회입니다. 순교자들의 피가 바탕이 된 한국교회는 인적으로나 물질적으로 자생력이 있을 뿐 아니라 선교적 측면에서도 준비된 교회입니다. 지역 선교뿐 아니라 해외 선교에도 더욱 관심을 쏟기 바랍니다."
 에콰도르 과야킬 교구에서 23년째 선교사제로 살고 있는 한용완(요한 세례자) 신부는 에콰도르를 비롯한 중남미교회와 비교할 때 한국교회는 참으로 축복받은 교회라며 이제는 받은 은총을 더 많이 나눠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중남미교회는 스페인 정복자들의 총칼에 의해 그리스도교화된 교회입니다. 그들이 체험한 하느님은 우리를 위해 당신 외아들 목숨까지 내놓으신 사랑의 하느님이 아니라 두렵고 분노하시고 징벌하시는 하느님입니다. 하느님의 벌을 면하지 않으려면 세례를 받아야 했지요."
 한 신부는 500년 세월이 흘렀지만 이런 부정적 측면들이 중남미 교회에는 엄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가 태어나면 1년 이내에 다 세례를 받지만 이 세례를 하느님의 징벌을 피하려는 일종의 `부적`과 같은 의미로 이해하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가난하고 배우지 못한 데다가 신자 수에 비해 사제 수도자가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신앙교육이 안 돼 기도생활과 성사생활은커녕 십자성호를 제대로 긋지 못하는 신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세례만 받았지 사랑이신 하느님을 체험하지 못한 이들을 진정한 신자로 만들기 위해서는 선교사들이 정말로 필요하다고 한 신부는 강조했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교회는 참으로 축복받은 교회이고 선교를 위해 준비된 교회입니다. 한국교회는 총칼이 무서워 세례를 받은 이들에게서 시작된 교회가 아니라 복음의 가치를 받아들이고 순교를 통해서 신앙을 지킨 터전에서 자란 교회입니다. 사제 수도자 성소가 풍부할 뿐 아니라 평신도들도 깊은 신심을 지니고 있습니다."
 한 신부는 "중남미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는 120여 명의 한국인 사제 수도자 평신도들은 참으로 기쁘게 살면서 현지 신자들에게 하느님 사랑과 복음적 가치의 증인이 되고 있다"며 이들의 삶이 한국교회의 영적 활력과 축복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국교회는 이 넘치는 은총을 나눠야 합니다. 선교가 교회 사명임을 교회의 모든 신심 사도직 단체들에는 물론 신앙교육 과정에서도 특별히 강조하고 국내 선교만이 아니라 보편 교회의 일원으로서 해외 선교에도 더욱 관심을 쏟았으면 합니다."
 한 신부는 자신이 관할하는 과야킬 교구 예수성심본당을 예로 들어 중남미 교회가 얼마나 선교사를 필요로 하는지를 설명했다.
 "제가 맡은 본당의 관할 지역은 제주도 절반만한 크기에 공소가 60개 되고 신자 수가 4만입니다. 15년 전 초대 본당신부로 부임했을 때 공소를 다니며 미사를 드리는데 성경을 읽는 사람이 없어서 제가 직접 독서를 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또 묵주를 선물하면 기도할 줄을 몰라서 모두들 목에 걸고 다녔습니다. 충격이 컸어요. 생각 끝에 글을 깨쳐 교리를 배우도록 하는 주말학교를 열기로 했는데 준비하는 데만 5년이 걸렸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서서히 변화돼 가는 신자들을 볼 때마다 선교사제로 큰 보람과 기쁨을 맛본다는 한 신부는 "선교사는 사랑이신 하느님을 체험하게 해주는 사람, 그리스도를 만나게 해주는 사람"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선교사 자신이 완전히 부서지고 새롭게 태어나는 `강생의 신비`를 살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 신부는 춘천교구 신학생으로 지내던 1985년 에콰도르 교회와 연락하게 돼 이듬해인 1986년 에콰도르 과야킬 교구로 건너갔으며 1988년 과야킬 교구 사제로 수품했다. 이후 교구 내 열대 밀림 지역에서 5년 간 사목하다가 2년 동안 아마존 강 선교지로 파견돼 5개 부족 원주민들과 함께 지내기도 했다. 1995년 예수성심본당 초대 주임을 맡아 15년째 현지인들을 사목하고 있는 한 신부는 심장이 좋지 않아 수술 겸 요양 차 지난 5월 한국에 왔으며, 내년 3월 현지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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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9-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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