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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 주일에 만난 사람들] 명동본당 총회장 양현홍씨

''이모작 인생''풍년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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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간 교직생활 후 교리 봉사하고 환우 도우며 북방선교


"하느님은 사제의 길 대신 평신도의 길을 열어주셨어요."
 
 평신도주일(15일)을 맞아 서울 명동성당에서 만난 양현홍(이레네오, 68, 서울 명동본당) 사목회장은 자신은 원래 사제가 되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평범한 `평신도의 삶`을 통해서도 뜨거운 하느님 사랑을 체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35년간 교직에 몸담았던 교육 공무원 출신이다. 교사 출신답게 남을 가르치는 탤런트를 지금은 봉사와 선교활동에 쓰고 있다.
 
 얼마 전 명동본당 사목회장이 된 그는 사목회장직 말고도 여러개의 직함을 갖고 있다. 순전히 봉사를 위한 직함들이다.
 
 2000년 은퇴 직후 전주를 떠나 자녀가 있는 서울로 거처를 옮긴 그는 가톨릭대 교리신학원에서 신앙의 깊은 맛을 알아가며 `인생 이모작` 준비에 나섰다.
 
 이후 본당을 찾아다니며 교리봉사를 하고 있고, 서울 성모병원과 성모병원(여의도)에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교리를 가르치는 교리봉사에도 나서고 있다.
 
 또 평신도로 구성된 서울대교구 북방선교회 회장이기도 해 1년에 한두 차례 중국에 다녀오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는 많은 봉사 중에 환우 교리봉사를 최우선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교통사고로 3달간 입원한 것을 계기로 환우 교리봉사를 시작했어요. 이틀간 교리를 받고 그만 세상을 떠난 말기 암 환자를 잊을 수가 없어요.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하게 교리를 받고 환하게 웃던 환자가 다음날 영안실에 있다니 믿어지지 않았지요. 말기 환우들이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하느님 자녀가 되게 해주는 봉사이기에 최우선이 아닐 수 없어요."
 
 그는 고2 때인 1957년 새벽마다 들리던 삼종소리에 이끌려 고향인 전주교구 남원성당(현 쌍교동본당)에서 가족 몰래 하느님 자녀가 됐다. 은은한 종소리가 그렇게 좋았다고 한다.
 
 "종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경건해졌어요. 하굣길에 성당을 찾아 그날부터 교리공부를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고교 졸업할 때까지 저녁 삼종은 제가 쳤어요. 당시 장남은 사제가 될 수 없다고 해서 신학교에 가지 못했지요."
 
 1965년 군산상고에서 교편을 잡은 그는 학생들이 붙여준 별명이 `호랑이`였을 정도로 엄했다. 하지만 학생들과 교사들을 매년 소록도와 꽃동네에 데리고 가서 참사랑을 가르쳐준 가슴 따뜻한 교사였다.
 
 양 회장은 당시 수업 도중 폐결핵으로 피를 토하던 가난한 학생을 위해 수업료를 면제해주고 2년간 담임을 맡아 대학에 진학시켰다.
 
 그 학생이 우리나라 최초의 교도관 출신 사법고시 합격자 배정완(54) 변호사다. 배 변호사는 어느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인생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사람으로 양 회장을 꼽았다고 한다.
 
 북방선교회 회장답게 선교와 평신도에 대해 강조한 그는 "평신도는 성직ㆍ수도자를 도와 선교하는 존재"라며 많은 평신도가 북방선교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수환 추기경님이 옹기장학회를 설립한 이유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국교회는 아시아 복음화를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합니다. 북방선교회는 북한과 가까운 연변 신자들과 신앙적으로 교류하고 있어요. 평신도이기에 성직자, 수도자가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어요. 이런 것이 평신도가 교회에 존재하는 이유 아닐까요."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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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9-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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