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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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기획] 그리스도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③ 대림 제2주 : 공생활 ②

“보아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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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리코에는 지금도 자캐오가 올랐던 것으로 전해지는 나무가 있다.
자캐오는 키가 작았기에 군중에 가려 볼 수 없는 예수님을 보기 위해 나무 위로 올라갔고 그곳에서 예수님을 마주한다.
 

예루살렘 도성 앞에 선 예수님께서 우신다. 한참동안 눈물을 흘리시던 예수님께서 말문을 여셨다.

“그때가 너에게 닥쳐올 것이다. 그러면 너의 원수들이 네 둘레에 공격 축대를 쌓은 다음, 너를 에워싸고 사방에서 조여들 것이다. 그리하여 너와 네 안에 있는 자녀들을 땅바닥에 내동댕이치고, 네 안에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게 만들어 버릴 것이다. 하느님께서 너를 찾아오신 때를 네가 알지 못하였기 때문이다.”(루카 19,41-44)

#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다(마태 21,1-11 마르 11,1-11 루카 19, 28-40 요한 12,12-19)

예수님의 생애를 날짜별로 순차적으로 정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실제로 어떤 복음사가는 예수의 어느 사건을 공생활 초기에 두는가 하면 다른 사가는 공생활 끝에 위치시킨다.

예를 들어 성전 정화 사건을 두고 요한은 예수님의 공생활 초기에 언급하고, 다른 세 복음사가는 예루살렘 입성 이후 수난을 앞둔 시점의 사건으로 기록한다. 또한 마태오에 의하면, 예수께서는 공생활 초기에 주님의 기도를 가르치신 반면, 루카는 훨씬 더 뒤에 예루살렘 가까이에서 주님의 기도를 가르치신 것으로 기록한다. 이는 복음서들이 현대적 의미의 전기를 쓰고자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오직 예수 그 자체를, 그리고 그 분의 선포를 증언하고자 했다.

그분은 말씀으로 사도들을 압도하였고 갈릴래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단지 그 사실이 중요할 뿐이다. 기쁜 소식 그 자체의 주인공, 예수께서 이제 예루살렘에 입성하신다.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들어가는 예수님을 위해 수많은 군중이 겉옷을 길에 깔았다. 또 어떤 이들은 나뭇가지를 꺾어다가 길에 깔았다. 그리고 외쳤다.

“다윗의 자손께 호산나!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은 복되시어라. 지극히 높은 곳에 호산나!” 예수의 등장에 온 도성이 술렁거리며, “저분이 누구냐?” 하고 물었다.

# 자캐오를 만나다(루카 19, 1-10)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가기 전 예리코에 들러 거리를 지나가고 있을 때였다. 예수님께서 오셨다는 소문을 들은 군중들이 몰려들었다. 그런데 마침 그곳에 자캐오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세관장이었고 부자였다. 당시 세관장은 백성들로부터 세금을 걷어 로마에 바치는 직업으로 죄인 취급을 받는 이들이었다. 게다가 그는 키가 작았다. 그래서 그는 군중에 가려 예수님을 볼 수 없었다. 자캐오는 예수의 길을 앞질러 달려가 돌무화과나무 위로 올라갔다. 멀리서 예수님께서 나무 쪽으로 걸어오셨다. 그리고 나무 위를 올려 보셨다. 자캐오와 눈이 마주쳤다.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자캐오는 기뻐하며 예수님을 집으로 모셨다. 사람들은 예수님이 죄인의 집에 머무는 것을 보고 투덜거렸다. 자캐오가 말했다.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

# 예리코에서 눈먼 이를 고치시다(마태 20,29-34 마르 10,46-52 루카 18,35-43)

자캐오가 예수님을 볼 수 없을 정도로 군중이 몰렸던 것은 조금 전 예리코에서 예수께서 행하신 기적 때문이었다.

예수님께서 예리코에 가까이 이르셨을 때, 어떤 눈먼 이가 길가에 앉아 구걸하고 있다가, “예수님,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부르짖었다. 사람들이 그에게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었지만, 그는 더욱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예수님께서 걸음을 멈추시고 그를 데려오라고 분부하셨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라고 하자 그가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하였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다시 보아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고 하자, 그가 즉시 다시 보게 되었다. 세상을 다시 보게 된 그는 하느님을 찬양하며 예수님을 따랐다.

# 예루살렘 상경길에서의 수난 예고(마태 20,17-19 마르 10,32-34 루카 18,31-34)

예수님은 수난을 위해 예루살렘으로 향하고 계셨다. 예리코에 들러서 잠시 쉬어갈 예정이다. 그 길 위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다.

“보다시피 우리는 예루살렘으로 올라가고 있다. 이제 사람의 아들에 관하여 예언자들이 기록한 모든 일이 이루어질 것이다. 사람의 아들은 다른 민족 사람들에게 넘겨질 터인데, 그들은 사람의 아들을 조롱하고 모욕하며 침 뱉을 것이다. 또 채찍질하고 나서 그를 죽일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아들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 그런데 정작 제자들은 이 말씀 가운데 아무것도 깨닫지 못하였다.

# 외면받는 예수님(루카 9,51-58)

하늘에 올라가실 때가 차자,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가시려고 마음을 굳히셨다. 그래서 당신에 앞서 사마리아인들의 마을로 심부름꾼들을 보내 준비를 시키셨다. 하지만 사마리아인들은 예수님을 맞아들이지 않았다. 그리하여 예수님과 제자들은 다른 마을로 갔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가톨릭신문  2009-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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