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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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 특집] 대화의 성사, 교회 본질이자 사명

교회일치에 관한 가톨릭교회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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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도교 형제 교단들에 문을 활짝 연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일치운동은 가톨릭교회 구성원 모두가 실천해야 하는 의무라고 강조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그리스도인 일치순례 중 이탈리아 아시시 성프란치스코대성당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한국 그리스도교 형제 교단 대표들.

가톨릭신자라도 개신교회 다니는 친구가 한둘쯤은 있을 것이다. 같이 지내다보면 상대 교회에 대한 이야기도 나올 수 있는 법. 개신교와 개신교 신자들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지 난감한 경우도 생기기 마련이다.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18~25일)을 맞아 가톨릭이 아닌 그리스도교 형제 교단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톨릭교회 입장을 살펴본다.
 
 "그리스도의 몸도 하나이고, 성령도 한 분이십니다. 주님도 한 분이시고 믿음도 하나이며 세례도 하나이고, 만물의 아버지이신 하느님도 한 분이십니다"(에페 4,4-6).
 성경 말씀처럼 모든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다. 그러나 에페소공의회(431)와 칼케돈공의회(451) 이후 동ㆍ서 교회로 분리된 교회는 16세기 종교개혁으로 또다시 신ㆍ구 교회로 나눠졌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2~1965) 이전
 교황 수위권을 인정하지 않는 모든 형제 교단들을 이단시하던 가톨릭교회가 교회일치 운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세기 후반에 들어서서다. 교황 레오 13세(재위1878~1903)는 동방교회와 개신교회를 각각 지칭하던 이교자(schisma)와 이단자(haeresia)를 `갈라진 형제`로 바꾸고, 갈라진 형제들과 화해를 위한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를 시작했다. 이는 가톨릭 이외 그리스도인들을 보는 시각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교회일치 운동의 실질적 출발이나 마찬가지다.

 교황 비오 12세(1939~1958)는 하느님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공동 신앙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갈라진 형제들을 가톨릭교회와 가까운 이웃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갈라진 형제들에게 사회정의와 세계평화 같은 공동선을 위해 협력할 것을 요청함으로써 가톨릭교회가 교회일치 운동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도록 이끌었다. 그러나 교회일치를 개신교 신자들이 가톨릭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정의하는 등 가톨릭교회에 일방적으로 치우친 교회일치라는 비판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교황 요한 23세와 제2차 바티칸공의회
 교회일치 운동을 결정적으로 촉진시킨 이는 교황 요한 23세(1958~1963)였고, 교회일치 운동의 분수령이 된 것은 그가 개최한 제2차 바티칸공의회였다. 가톨릭교회는 공의회를 거쳐 세상과 대화를 시작한 것은 물론 형제 교단들에게도 문을 활짝 열었다.

 요한 23세는 1959년 첫 회칙 「베드로좌를 향하여」를 통해 교회일치를 위한 활동을 보장하고, 1960년에는 `그리스도교 일치사무국`을 설치했다. 또 잇따라 펴낸 회칙 「어머니와 교사」(1961), 「지상의 평화」(1963)에서도 교회일치에 각별한 관심을 표명했다.

 교황 바오로 6세(1963~1978)가 공의회 제2회기 개막식(1963)에서 행한 아래 연설은 형제 교단을 대하는 가톨릭교회 자세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실감케 한다.
 "…우리에게 분열의 책임이 있다면 가톨릭교회는 하느님뿐만 아니라 우리에게서 상처를 받았다고 느끼는 갈라진 형제들에게도 용서를 청합니다. 우리 편에서는 가톨릭교회가 받은 피해를 즐거운 마음으로 용서하고 오랜 기간 분쟁을 통해 받은 고통을 잊겠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모두가 참다운 형제적 평화를 되찾도록 해주셨으면 합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나온 `일치운동에 관한 교령` 「일치의 재건」(1964, 이하 일치교령)은 교회일치 운동에 분수령이 되는 기념비적 문헌이다. 교회는 이후 일치 운동의 교과서가 되는 일치교령을 통해 일치운동의 목적을 `모든 그리스도인들 사이의 일치를 회복하는 것`으로 새롭게 정의하고, 일치운동에 관한 가톨릭의 원칙과 비전을 제시했다. 또 일치운동은 가톨릭교회 구성원 모두가 실천해야 하는 의무이며, 참된 일치운동에 필요한 그리스도인의 자세는 내적 회심이라고 강조했다.

 교회일치를 위해 일치교령이 제시한 실천 과제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교회 쇄신 : 가톨릭교회의 현재 상태가 완전한 것이 아니므로 끊임없이 새롭게 가꿔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먼저 쇄신하려고 노력할 때 다른 교단과 대화도 가능하다.
 △다른 교단에 대한 올바른 이해 : 다른 교단과 일치를 이루기 위해서는 교회가 왜 분열했는지, 그리고 분열의 결과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대화의 자세 : 다른 교단과의 진지한 대화를 통해 상대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상대를 공격하거나 설득해 우리 쪽으로 끌어 오려고 하기보다는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화해야 한다.
 △공동 노력 : 진정한 일치를 위해 함께 기도하거나 사회활동 분야에서 함께 활동하는 것이 요청된다. 사회에서의 공동 노력이 이론적 대화보다 더 유익할 수 있다.
 
 ▨교회일치, 인류 평화의 초석
 가톨릭교회에서 교회일치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 의장 발터 카스퍼 추기경은 2006년 7월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강의를 통해 가톨릭교회 교회일치 운동의 원칙과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교회일치 운동은 미래 교회를 건설하는 초석 가운데 하나로, 교회가 문화간 민족간 충돌 가운데에서 화해와 평화와 일치의 표징이자 도구가 되게 하는 초석"이라며 교회일치 운동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하느님과 인간이 나누는 대화의 성사, 또 인류가 서로 나누는 대화의 성사는 교회의 본질이며 사명일뿐 아니라 오늘날 새 그리스도인 공동체들을 만나고 있는 교회의 새로운 여정이다. 현대의 교회는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이는 교회 자신이 영적으로 쇄신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한다. 교회는 이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성령 강림의 은사를 받아들이고, 성령께서 머무시는 거처인 교회의 본성을 더욱 완전하고 깊게 실현할 수 있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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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0-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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