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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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헌생활의 날 특집] 봉헌생활자들의 중년 위기와 극복

“중년의 위기를 쇄신의 계기로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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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느님을 향해 자신을 오롯이 바친 봉헌생활자들도 인간적인 갈망에 시달리며 내적 혼란을 느끼는 ‘중년의 위기’를 겪는다.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와 한국 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등은 이들을 위해 중년기 쇄신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 (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계없음)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만 바라보며 살아가는 봉헌생활자들에게도 중년의 위기는 온다. 하지만 그들은 자기 쇄신과 위기의 극복마저도 주님 안에서 행한다. 주님 안에 영성의 보화가 담겨져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자들은 무엇을 고민하고, 무엇에 흔들리는가.

2월 2일 봉헌 생활의 날을 맞아 숨겨져 있던 그들의 ‘위기 이야기’를 들어보고, 이를 통해 봉헌생활자들이 걸어가는 완덕의 길을 살펴본다.

# 내적 혼란, 중년의 위기

생물학적 나이로 약 40~60세까지를 중년기라고 본다. 이 시기는 생리적·심리적 변화가 현저하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중년의 위기도 찾아온다. 중년의 위기는 다양하다. 소중한 사람 또는 목표를 잃어버리거나 신체적 변화나 질병을 갖게 되는 것도 한 원인이 될 수 있다.

대개의 경우 일반인들에게 이 위기는 크게 다가온다. 오롯이 자신을 하느님께 봉헌한 봉헌 생활자들도 어김없이 중년시기를 보내며 위기를 경험한다. 위기의 시기에 정체성 혼란은 물론 인간적인 갈망과 봉헌 생활의 삶 안에서 내적 혼란을 느끼고 우울증까지 보이는 경우도 있다.

권민자 수녀(성심수녀회)는 “젊어서는 이상적으로 수도생활을 잘 할 수 있지만 중년기 이후에는 심리적 요구 사항이 높아지면서 나를 성장시키고 싶은 인간적인 갈망이 심하게 올라온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년기 봉헌생활자와 평신도들의 피정을 지도하는 수도자들은 “이 시기가 오히려 수도자들에게는 기회의 시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혼란의 시기에 하느님 안에서 인생의 참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방법만 가르쳐 준다면 소명을 재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적식별과 중년기 봉헌생활자들을 위해 프로그램을 별도로 마련하는 것도 가치관을 명확히 하고 예수님이 살아가신 복음적 가치를 살아가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권 수녀는 또 “갈망을 억누르기보다는 위기와 직면해, 솔직하게 기도할 때 하느님께서 갈망을 영적으로 채워주신다”고 말했다.

# 하느님이 주신 선물, 중년

독수리는 70년까지 살 수 있다. 새들 중에서는 가장 오래 사는 새다. 하지만 장수를 하기 위해서는 40대에 중요하고도 힘든 결단을 내려야만 한다.

독수리는 보통 40대가 되면 발톱이 구부러지고 힘이 약해진다. 길고 날카로운 부리는 가슴으로 구부러지고 날개는 무거워지며 깃털들은 두껍게 돼 날기가 어려워진다. 이때 독수리는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죽든지 아니면 150일 동안 고통스러운 쇄신의 과정을 맞이할 것인지 결단을 내려야한다.

쇄신을 선택한 독수리는 높은 산에 올라가 부리가 닳아 없어질 때까지 암벽에 친다. 부리가 닳아진 다음에는 발톱을 하나씩 빼기 위해 새로 날 부리를 기다린다. 새로운 발톱이 나면 예 깃털을 털갈이한다. 이렇게 150일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만 독수리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40세 이전까지를 인생의 오전이라고 본다면 중년기는 두 번째 여정을 시작하는 오후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에 수도자들은 어떤 삶을 살아야 할 것인가 눈을 뜨게 되고 봉헌의 삶에 대한 가치를 다시 한 번 깨닫는다.

봉헌생활자들이 홀로 위기를 극복하기보다는 같은 생활을 하며 같은 고민을 갖고 있는 이들이 함께 모여 위기의 고통을 나눌 수 있도록 한국 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회장 남상헌 신부)와 한국 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회장 윤정옥 수녀)는 ‘중년기 성직자 수도자 쇄신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지난해 네 번째로 진행된 프로그램에는 수도자와 교구 사제들 등이 참가해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며 쇄신의 기회를 갖기도 했다. 최시영 신부(예수회)는 제4기 중년기 성직자 수도자 쇄신 프로그램에서 ‘중년기 성직자 수도자의 심리적 변화’에 대해 강의하고 “중년기 위기는 깊으면 깊을수록 더 큰 선물”이라며 “새로운 가능성, 새로운 존재 양식, 새로운 삶으로 건너가는 다리와 같다”고 강조했다.

중년기의 위기를 극복하고 쇄신을 위한 가장 좋은 해결책은 그리스도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기도를 하고 영적 동반자에게 호소를 할 수 있게 돕는다면 성소에 대해 의심했던 수도자들도 다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이런 쇄신의 노력이 있을 때 수도자로서 영성의 보화를 얻을 수 있고 애덕의 완성을 향해서 전력을 쏟을 수 있게 된다.

한순희 수녀(성심수녀회)는 “중년기는 삶의 의미를 확인하고 하느님에 대해 재조명하는 시기”라며 “독수리의 쇄신과 마찬가지로 끊임없는 기도를 통해 하느님과 일치될 때 쇄신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 중년기 봉헌생활자를 위한 프로그램

▲ 중년기 성직자 수도자 쇄신 프로그램

한국 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회장 남상헌 신부)와 한국 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회장 윤정옥 수녀)는 제5기 중년기 쇄신 프로그램을 1차 5월 24~27일, 2차 6월 28일~7월 1일 두 차례에 나눠 진행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중년기의 변화와 극복에 대해’, ‘중년기의 새로운 비전’을 주제로 김복순 수녀(한국순교복자 수녀회), 최시영 신부(예수회), 박근배 신부(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등이 강사로 나선다. 대상은 중년기 성직자와 수도자에 한한다.

※문의 02-776-3189 한국 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02-757-8941 한국 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 중년의 위기와 영적여정

성심수녀회가 운영하는 예수마음 배움터(관장 권민자 수녀)는 중년의 위기를 겪는 이들에게 영적 도움을 주기 위한 ‘중년의 위기와 영적여정’을 마련했다. 이 연수는 몸의 영성과 중년기의 리더십,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비전을 세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자들이 통합과 성숙을 위한 영적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돕는다. 기간은 4월 16~18일과 12월 10~12일이며 대상은 성직자, 수도자를 비롯 평신도도 신청 가능하다.

※문의 031-946-2337~6 예수마음 배움터

▨ 봉헌생활이란?

봉헌생활은 하느님 나라를 구현하기 위해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자신을 봉헌하는 이들의 삶을 의미한다. 봉헌생활자들은



가톨릭신문  2010-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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